검은 머리의 외국인


미국을 찾은 한국인 공직자들이 공식 행사에서 하는 미사려구(美辭麗句)가 있다. “7백만 재외국민이 있어서 매우 든든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한인 2세들 가운데 똑독한 아이들이 많아 장래가 밝다”는 이야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열리는 재외동포 행사에서도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러면 실제 한국 지도자나 공직자들이 그렇게 동포들을 아름답게 생각할까.기자는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겉으로 동포들을 존중하는 말을 하고, 같은 공동체로 연대를 하는 듯하지만 뒤돌아서면 “동포들은 싸우기만 한다”고 흉을 본다. 물론 동포사회가 분열과 대립으로 날을 새는 경우도 있어 부인할 수 없다. 미주지역의 경우 미주한인회를 대표하는 총연의 분열이 증명하고 있다. 미주지역 2백5십만의 동포를 대표하는 머리 단체로 정상적인 발전을 했다면 얼마나 이상적이겠나. 미주 각 지역 한인회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동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 얼마나 많겠나. 싸우지 않고 잘하면 재미도 있을 법한데 실제는 지난 10년여 두 개의 총연이 지속해서 대립하고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분열하고 있다. 이런 분열상이 본국 공직자들에게는 비하의 빌미가 되고 있다. 동포들은 항상 분열하고 자기 할 일도 못하고 있으니 적당히 형식적으로 대하면 된다는 선입관이 깔린 것을 볼 수 있다. 언론브리핑에서 지난 8월 3일 국세청 조사국장이 외국인 아파트 소유에 관한 브리핑이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의 목적은 문재인 정부의 설익은 부동산 정책으로 몰매를 맡고 여론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급조된 변명의 자리였다. 외국인이 한국 내 아파트를 사서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그릇된 정보를 국민에게 파는데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중국인의 아파트 구입엔 함구무언이니 흥미롭다. 그야말로 외국인 아파트 소유를 침소봉대해서 악화한 여론의 뭇매를 피하려는 얕은 수작이었다.그런데 이 과정에서 재외동포들 ‘검은 머리의 외국인’으로 지칭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공식브리핑 석상에서 거리낌 없이 교포를 ‘검은 머리의 외국인’이라고 서슴지 않고 불렀다는 것이다. ‘검은 머리 외국인들’이 아파트를 사서 본국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뜻을 암암리에 말하고 싶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아파트 산 점유율은 그야말로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현 정부는 언제나 핑계가 그렇게 많다. 자신들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갈팡질팡하는 과정에서 속죄양으로 ‘검은 머리의 외국인’을 이용하려 한 것이다. 기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교포 또는 동포, 교민이라는 공식명칭이 있는데 유식한 듯 이상한 말을 지어내어 쓰는 한국 정부 공직자들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검은 머리의 외국인’이 무슨 말인가. IMF외환위기가 1997년에 터졌는데 아직도 그 트라우마에 빠져 있나. 이런 식으로 동포를 비하하고 무시하는 언행은 시정되어야 한다. 한 외국인의 경우 42채의 아파트를 소유했다는 발표를 해서 부동산 우울증에 빠진 한국 국민을 더 자극했다. 사실을 밝힌 것이지만 이런 소리를 듣는 한국민의 심정은 어떻겠나. 더욱이 전세나 월세를 사는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겠나. 그렇지 않아도 남의 탓을 많이 하는 한국민들은 외국인들 때문에 자신들이 살 아파트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겠나. 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얼마나 허술했으면 한 외국인이 아파트 42채를 자유롭게 살 수 있었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 정당한 경제활동을 했다면 억지로 막을 수도 없지 않겠나. 돈이 없는 외국인이라고 신문은 보도하고 있는데 그러면 사기를 쳤다는 이야기인가. 한국인이 외국인에게 사기당할 정도로 그렇게 허술한 사람들인가. ‘교포’라고 부르기 힘든가 한국 공직자들은 좀 더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해야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얄팍한 언어로 국민의 감정을 자극해 위기를 모면하려는 연극을 한국민들도 이제는 안다. 재외 교포들을 ‘검은 머리의 외국인’이라는 웃기는 소리로 본국과 해외 국민을 이간질하는 못된 버릇을 집어치우기 바란다. 그냥 쉽게 입맛대로 동포 또는 교포 아니면 교민이라고 불러 주기가 그렇게 힘든가. 교포들은 물론 2세들도 이런 이런 역겨운 호칭에 너무 화가 나고 분노하고 있다. 일개 국장이라는 자가 7백50만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너무나 태연하게 언론브리핑에서 쉬운 이름 교포를 팽개치고 서슴없이 ‘검은 머리의 외국인’으로 교포를 호칭하는 일은 동포사회에 대한 비하이고 전체를 싸잡아 무시하는 몰지식한 언행이다. 한국 정부의 공직자들은 재외국민을 좀 더 너그럽게 대하고 같은 동족으로 연대감을 보여 주면 어디가 덧나는지 묻고 싶다. hdnewsusa@gmail.com






Hyundae News USA   (415)515-1163  hdnewsusa@gmail.com   P.O. Box 4161 Oakland CA 94614-4161
                                                                                                                           ©Hyundae News US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