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세상에 얼음물 한 잔 같은 글을


이계숙의 일상(日常) (미시유에스에이 필진)

주간현대 대표님으로부터 칼럼을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들었을 일단 대답을 유보하고 숨을 골라야 했습니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을 정도로 성질이 급해 뭐든지 앉은 자리에서 후딱후딱 해치워야 하는 나지만 제의에는 금방 결정을 내리겠더군요. 기쁘고 반갑기는 했지요. 중앙일보 지면을 통해서 10년 넘게 마주해 오던 북가주의 독자님들을 다시 만날 기회였으니까요. 그러나 나를 망설이게 했던 것은 가볍고 경박하고 깊이나 교훈이나 철학도 없는 글이 주간현대에 누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문화의 불모지인 새크라멘토에 유일하게 한글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주간현대를 나는 매주 읽습니다. 그냥 읽는게 아니라 광고까지 거의 샅샅이 공들여 읽습니다. 신문을 펼쳐 들면 제일 먼저 찾아 읽는 글이 주간현대 대표님의 글, 김동옥 회장님의 서울 이야기, 그리고 칼럼니스트의 글. '미시유에스에이'란 여성 사이트에 고정칼럼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남의 칼럼을 읽는 것도 소중한 시간입니다. 독자들과 칼럼니스트들의 기호나 시대의 흐름을 탐색해 있고 아이디어를 제공 받을 있거든요. 모두 수준이 넘칩니다. 책을 많이 읽고 해당 주제를 쓰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한 티가 역력하게 나타납니다. 그런 쟁쟁한 글들 속에 '아줌마들 미용실 수다' 같은 글이 독자님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면 어쩔까, 하는 기우가 생겼던 겁니다. 그러다가 문득 지금은 고인이 이재상 중앙일보 편집위원님의 말이 떠오르더군요. "대중을 상대로 하는 글이란 무조건 재밌고 쉬워야 해. 이계숙 글이 바로 그런 글이야. 묵직하고 깊이 있는 글을 읽고 싶은 사람은 철학책이나 성경을 읽으면 되고".

사실은 나부터 그렇습니다. 살아가는 일이 갈수록 힘들고 녹록지 않다 보니 골치 아픈 싫어요. 어려운 싫어요. 골똘하게 생각해야 하는 싫어요. 금방 따라갈 있는 좋습니다. 쉬운 좋습니다. 위원님 말대로 글은 쉽습니다.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국수 그릇 들이키듯 금방 후루룩 읽히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단 평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습니다. 주간현대를 통해 우리 이민자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기로요. 열심히 쓰겠습니다. 아, 바로 얘기야, 하고 무릎을 있는 진솔한 이야기를. 고급스럽게 멋있게 근사하게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어려운 단어 쓰지 않고 그대로 쓰겠습니다. 매주 첫째, 셋째 달에 게재되는 '이계숙의 일상(日常)' 애독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 달에 번으로 시작했지만, 독자님들의 성원이 높아지면 매주가 될지도 모릅니다. 코로나19로 답답하고 갑갑하고 우울한 독자님들의 삶에 '이계숙의 일상'이 한여름에 들이키는 얼음냉수 같은 역할을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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