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우드 숲속 작은 집 온돌방 만세

은경 아트


우리 남편 R 표 메이드 온돌방

Redwood (적송)과 어우러진 해발 350피트 우리 동네 이웃 지붕 위에 하얗게 내려앉은 새벽 서리를 때마다 한국의 온돌 생각이 나고 어린 시절 가족이 그리워진다.

아! 그리운 온돌방… 고향 온돌방에서 쌈짓돈을 꺼내 주시던 외할머니, 타잔 놀이를 한다고 커튼에 매달려 여기저기 방을 날아다니며 놀던 남동생들, 내 머리를 예쁘게 빗겨 주고 라디오를 같이 들으며 잠이 들던 친언니 같았던 가정부 언니 YH, 그리고 문희가 주인공으로 나온 “아씨”를 보려고 초저녁부터 우리 거실에 모여 흑백 TV를 보시던 친척들과 동네 아주머니들 모습도 떠오른다.

또, 외할머니, 외숙모 이모들이 모여 메주콩을 삶고 빚어 온돌방 천장에 매달아 놓아 메주 냄새가 진동하던 우리 방, 그 냄새가 고약하고 싫어서 코를 붙잡고 다니던 생각도 난다.

눈이 펑펑 오던 어느 뒷집에 살던 외사촌 언니 M과 장작을 지핀 온돌 아궁이에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놀던 생각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렇듯 온돌은 나를 미소 짓게 하는 따스한 어린 시절 추억을 담고 있기도 하다.

온돌은 2,000여 전부터 사용해 왔다고 한다. 그 ‘온돌'은 '데운 돌'이란 뜻이고 ‘구들'은 '구운 돌'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20여 전에 우리 가족 모두 서울 친정 나들이를 갔을 일이다.

오랜만에 온돌방에 누우니 등이 따끈따끈 너무 좋았다. 기분! 온몸이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는 듯했다. 남편 R도 말로만 듣던 한국 온돌방이 신기하고 따뜻하다면서 싱글벙글 무척 좋아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잠이든지 얼마나 되었을까? Hot 뜨거워 뜨거워… 소리에 눈을 보니 남편이 이것저것을 찾아 바닥에 깔고 징검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너가듯 한가운데를 지나 방문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었다.

Are you OK? “허니 괜찮아? “

“방바닥이 너무 뜨거워서 발바닥을 디딜 수가 없어"

온돌방에 익숙하지 않은 그는 잊지 못할 해프닝을 겪고 있었다 . 미국 사위의 처가 방문에 행여 추울까? 염려하셔 온돌방을 사우나 방으로 만들어 주시던 부모님 배려 덕분에 말이다.

그렇게 한국 친정 나들이를 마치고 북가주에 돌아온 남편은 1년을 온돌방에 대해 알아보고 연구하더니 친정집 온돌이 너무 좋아서 우리 집에도 온돌을 집안에 깔겠다고 했다.

남편은 있다고 가족이 함께 만들자고 했다.

오케이! 손재주도 좋고 뭐든 연구하고 공부해서 해내는 사람이니 잘할 있을 같았다.

그렇게 우리 온돌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짐을 싸서 저방 옮기며 안방부터 남편이 온돌 나무패널을 거실 바닥에 깔고 홈에 실리콘 풀을 넣으면 나와 초등학교 1학년 둘째가 빨강 온돌 파이프를 뒤틀리지 않게 펴서 홈에 넣었다.

뒤를 초등학교 3학년 첫째가 콘크리트 롤러를 밀며 온돌 파이프를 홈에 붙도록 뒤를 따라다녔다.

초등학생 아들은 낄낄거리며 재미있게 함께 주었다. 10분의1 가격으로 인건비도 들이지 않고 온돌방이 완성된 거다.

뭐든 시작하면 흔들림 없이 끝까지 해내는 끈기 아빠 R과 함께 어린 아들 G & M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그해 추수감사절부터 겨우내 우린 정말 따뜻하고 편한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감사 감사!

미국에서 온돌집에서 살게 누가 알았을까?

겨울에 곰팡이 때문에 옷장 구석에 습기 제거제, 물 먹는 하마 등을 놓아둘 필요가 없게 되었다.

오늘도 겨우내 팬티 바람으로 거실에서 신나게 놀던 어린 아들의 모습도 아른거린다 .

20여 동안 고장 한번 나고 움직여 우리 온돌방에 " 정말 고마워”라고 혼자 속삭여 본다.

신축년 소띠 정초에 우리 온돌방 만세!

이렇게 외치며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 편안한 해를 맞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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