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우한연구소 코로나 유출설…"9년 전 광부 사망 은폐"

2012년 광산서 박쥐 배설물 치우던 광부 3명 사망


[뉴시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9년 전 중국에서 박쥐 배설물을 치우러 광산에 들어갔던 광부들이 코로나19 증세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 장소로 의심받고 있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WIV) 연구원들이 이 현장을 방문해 바이러스 표본을 채취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2012년 4월 중국 남서부 산악 지대 한 광산에 광부 6명이 박쥐 배설물을 치우려고 들어갔다가 의문의 병을 앓았다. 이 중 3명은 사망했다.

현장에 투입된 WIV 과학자들은 광산의 박쥐로부터 샘플을 채취한 후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이 바이러스가 WIV에서 흘러나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를 촉발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2019년 12월31일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집단 폐렴이 발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하면서 코로나19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린 바 있다.

지금까지 WIV 유출설을 음모론으로 치부해온 고위 보건 당국자들도 이제는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코로나19 자연 기원설에 의문을 표했다.

WSJ은 전날 미국 정보기관 보고서를 인용해 WIV 연구원 3명이 2019년 11월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이다.

이처럼 유출설이 파다하지만 중국 정보는 외국의 접근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중국 외 국가에 대한 조사를 촉구해왔다.

WSJ은 최근 당국이 이 광산을 취재하려는 외신 기자들을 저지했다고 전했다. 검문소에서 신원미상의 남성들이 야생 코끼리가 있어서 진입할 수 없다고 경고한 적도 있다고 한다.

해당 광부들의 증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중국 남서부 쿤밍의과대학 리쉬의 석사 논문에 나와 있다.

당시 병원 응급 책임자가 지도한 이 논문은 2012년 4월25일 입원한 '뤼'라는 성의 42세 남성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뤼는 그해 4월2일 모장 지역 광산에서 배설물을 치운 이후 호흡곤란, 고열, 기침 등 증세를 나타냈다. 피가 섞인 기침을 하기도 했다. 30~63세 사이의 다른 동료 광부 5명도 같은 증세로 입원했다. 2012년 8월 중순까지 이들 중 3명이 숨졌다.

의사들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영웅' 중난산에게 조언을 구했다. 중난산은 사스 항체 검사와 박쥐의 종류를 알아보라고 권했다.

이후 WIV 과학자들은 이 광산의 박쥐들에서 사스와 유사하며 코로나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이는 바이러스를 발견, 'RaBtCoV/4991'이라고 불렀다. 2016년 학술지에 이 바이러스가 게재됐지만 당시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으며, 병에 걸린 광부들 사례도 공개되지 않았다.

RaBtCoV/4991이 화제가 된 건 지난해 2월 이후다. 스정리 WIV 신흥감염병 센터장은 자신이 가진 바이러스 표본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정보를 비교한 결과, 'RaTG13' 바이러스가 96.2% 일치율을 나타내 가장 유사하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RaTG13이 윈난의 박쥐에서 추출한 표본이라고 했지만 더이상의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윈난은 문제의 모장 광산이 있는 곳이다.

RaTG13와 RaBtCoV/4991이 현저히 비슷하다는 의혹이 잇따르자 스정리는 두 가지가 동일하다면서 업데이트한 논문에 해당 내용을 반영했다. 이름을 바꿔 발표한 건 박쥐의 종, 위치, 표본 채취 연도를 반영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WIV가 광부들의 샘플을 다시 테스트한 결과 그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많은 과학자들은 왜 WIV가 해당 바이러스 및 광산 사망 사례 간 연관성을 더 일찍 발표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우한 현지조사를 마친 WHO는 WIV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동물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