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추석(秋夕)

발행인 컬럼


올해도 추석은 어김없이 찾아 왔다.

해마다 추석이 오면 아버지 산소에 가서 고인과의 추억을 나누며 그리워 하는 시간을 갖곤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토요일이 마침 기일(忌日)이라서 기쁜 마음으로 아침에 집을 나섰다.

아버지 산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북쪽 작은 마을 전원 공동묘지에 계신다.

근처에 큰 도시 산타 로사(Santa Rosa)는 수년전 대규모 산불로 인해 도시 전체가 거의 파괴된 ‘비극의 도시’이기도 하다.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 도시로 와인도 생산되고 교육과 문화 활동이 매우 왕성한 도시였는데 지금은 옛 명성을 찾기 위해 주민들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불에 탄 집들은 새 건축중에 있고, 이미 완료되어 많은 주민들이 돌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산불 전 모습으로 돌아가려면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영원히 옛 모습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오늘도 아버지 덕분에 근처에 있는 명품 컨트리 스타일 햄버거를 맛볼 수 있어 감사드린다.


아버지 고향은 이북

아버지의 고향은 이북 평안도 강서군이다.

강서군은 평양과 인접한 곳이다.

지금의 한국으로 생각하면 경기도인 셈이다.

강서군은 평양과 인접한 관계로 일찌기 기독교가 전파된 지역이었다.

또한 많은 인재가 나온 곳이기도 하다.

얼마전 돌아가신 백선엽 장군도 강서군 출신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로 부터 그 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다.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동안 서울 경기여고와 용산고교에서 교편을 잡으셨다.

기억에 남는 것은 아버지가 저녁에 타임지를 가지고 오셔서 자식들에게 읽고 해석해 보라는 말을 하셨다.

타임지를 받아 든 자식들은 거의 꿀먹은 벙어리 처럼 들고 있었는데 용감한 누나가 받아서 읽고 해석을 했다.

아버지는 마음에 차지 않은 듯 하면서도 누나에게 용기를 주고 나가셨다.

그래서 누나는 그 다음부터 더욱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런 아버지가 일찌기 어머니와 사별(死別)하고 혼자 사셨다.

아들들은 미국으로 가고 다행히 누나가 남아 같이 사셨는데 당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어 아버지에게 관광 다녀 오시라고 하면 “어떻게믿고 북한 땅에 가겠냐”는 말씀을 하셨다.

“일은 무슨 일이 있겠냐”면서 재차 말씀 드려도 사양했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별로 관심이 없다며 완곡히 거절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좀 있다가 금강산에 관광간 박왕자씨가 북한군 사병이 쏜 총에 맞아 죽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이 금강산을 오픈했을 때는 돈이 필요해서 한 일인데 관광지에 온 비무장 민간인 중년여자에게 총질을 했다는 것이 완전히 상식적이지 않았다.

결국 그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은 중지 되고 한국의 민심은 극도로 흥분되고 북한에 대한 보복 운운하며 상황은 상당히 어려워졌다.

박왕자씨 사건을 보면서 아버지가 금강산 관광을 사양했던 근본적 이유를 그제서야 뒤늦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실향민들 가운데 북한을 못 믿겠다는 분들이 많았다.

미국에 온 많은 실향민 1세들은 대부분 돌아 가셨지만 그 분들이 갖고 있었던 북한에 대한 올바른 판단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잔혹한 행위

2008년에 발생한 박왕자씨의 총격 살해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북한은 또 다시 연평도 앞바다에서 한국 국민을 사살하고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운 사건이 발생했다.

외신은 북한의 엽기적이 총격사건을 앞다투어 보도하면서 북한은 변한 것이 없다는 논조를 보였다.

상식적인 생각을 가졌다면 구출해서 남쪽으로 보내면 간단하다.

만약에 코로나19가 두려웠다면 부유물을 타고 기진맥진한 그에게 돌아갈 수 있는 장비를 주던지 아니면 한국 해경에게 구조하라는 교신을 보냈으면 되지 않았겠나.

사건 발생후 한국 국방부는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의 월북 의사와 북한을 대변하는 듯 코로나19로 인해 북한에 무단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무조건 총살한다는 규정을 들먹이고 있다.

CNN은 이날 "한국 정부 관계자가 국경을 넘은 뒤 북한군에 사살됐다"며 사건 경위와 함께 한국 정부의 발표 내용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CNN은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것은 지난 6월 북한이 휴전선 북쪽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라고 전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47세 해양수산부 직원이 21일 연평도 서쪽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에 의해) 사망하고그의 시신이 불태워졌다"면서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국방부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코로나19 예방하려고 사람 죽이는 나라 북한 뿐이다”라고 야민적인 행위를 규탄했다.

사과 했다지만

북가주에 사는 교민들은 이번 살인 사건을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통해 현 한국정부의 본심이 어디에 있는지도 조심스럽게 감지할 수 있었다는 한 교민의 말이 무슨 뜻일까.

교민사회는 북한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살아 있고 한국정부의 대북 저자세에 대한 불만도 상당히 크다.

그러면서 북한이 좀 더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 받았으면 하는 기대도 가지고 있다.

인권과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그런 국가로 발전되길 바라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번 총격 사건을 보면서 북한은 아직 세계속의 정상 국가가 되기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야만국가임을 새삼 느끼게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로 한국정부는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호덜갑을 떨고 있지만 국내외 한국 사람들의 격한 울분을 가라앉힐수는 없을 것이다.

같은 동족이 6시간의 공포속에 무참히 살해 당했는데 조국처럼 북한의 통지문을 퍼나르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에 놀랄뿐이다.

남과 북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우리 민족의 비극이자 숙제인 것이다.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을 빠져 나가는 것 만큼 힘든 일인가.

우리가 그런 북한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사과는 했다지만, 핵무기를 가진 그의 본심이 담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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