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라스베이거스 주차 전쟁… 뉴욕 오면 무료 접종

관광객 북적


뉴욕에 사는 한 50대 부부는 지난 3월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뒤 하와이와 플로리다 휴양지로 한 달간 여행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유럽에 가고 싶었지만 외국은 아직 코로나 사태가 심각하다고 해서 국내에서 바람을 쐬고 왔다”고 했다. 하와이는 기존 주력 관광객이던 일본인의 발걸음이 끊겼음에도 불구하고 와이키키 해변 등 관광지 거리마다 주차할 공간이 부족하고, 택시를 잡기 힘들 정도로 미 국내인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국가별 ‘백신 디바이드(격차)’가 커지는 지금, 미 여행 산업은 미국인 내수 수요가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백신을 맞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은퇴자와 중·장년층이 미국 내 관광 붐을 이끌고 있다. 현재 미 백신 접종률은 성인 56%지만, 65세 이상에선 83%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는 하와이와 플로리다처럼 봉쇄를 일찍 푼 해변 휴양지들은 미 중·장년층이 올봄 먼저 휩쓸고 가다시피 했고, 최근 디즈니랜드를 개장한 캘리포니아와 도박 도시 라스베이거스,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 등 내륙 관광지로 관광 붐이 옮겨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전역의 주요 호텔 투숙률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대도시는 10%, 중소 도시는 제로에 가깝게 떨어졌지만, 백신 보급과 정비례하며 회복되면서 최근 50~60%대가 됐다. 젊은 층과 청소년 백신 접종까지 확대되는 올여름이면 팬데믹 이전 수준인 80%대(뉴욕 경우)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항공 이용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미 국내 항공 여행객은 지난 2일 하루에만 160만명으로, 지난해 3월 1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수 부족에 시달리던 각 주·시 당국도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1년 넘게 갇혀있던 사람들의 ‘보복 소비’가 본능적으로 분출되는 분야가 바로 관광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에 맞게 무료 백신을 미끼로 유혹하는 곳도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6일(현지 시각) “뉴욕 시내 주요 관광지에 승합차를 이용한 이동식 백신 접종소를 설치, 관광객이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 접종소는 이번 주말부터 맨해튼의 타임스 스퀘어, 센트럴 파크, 브루클린 다리 등에 설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