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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희 | 구은희 교육학박사 (한국어교육재단 이사장) / 세계한인교육자연합회 총무이사 /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서문 - 테스트에 관한 다른 생각

A: “이제 테스트 시작하죠. 빨리 테스트를 시작해야 기한에 맞출 수 있어요”

B: “아니요, 우리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어요. 모두 다 준비하고 테스트를 해야 빨리 끝낼 수 있죠 ”.

여기서 독자들에게 질문하고 싶다. 이 대화에서 A는 누구이고 B는 누구일까?  조금 더 쉽게 질문을 하자면 A는 어느 나라 사람이고 B는 어느 나라 사람일까?

정답은 A는 미국 회사 직원이고 B는 한국에서 온 한국회사 직원이다. 두 사람 다 기한 내에 테스트를 모두 통과하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겠다는 목적은 같은데 테스트를 보는 관점이 이렇게 다르다.

지난 3월 미국 전역에 코로나바이러스로 자택 기거 명령이 발효되고 모든 학교의 강의나 모임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두 달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집에서 모든 강의나 업무를 진행했다. 처 음에는 갑자기 찾아온 듯한 휴식 아닌 휴식에 그동안 못 잤던 늦잠도 실컷 자고 온라인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도 자주 하면서 꿀맛 같은 시간을 보냈다.

사실 테크놀리지에 익숙한 본교 학생들에게는 온라인 강의로의 전환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멀리 있는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다보니 온라인으로 하는 프로젝트들도 많이 생겨나서 화상회의도 늘어나고 화상회의를 위한 준비 과정도 많아져서 이전보다 더 바빠지고 바깥출입을 거의 못 한다 보니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두 달이 채 안 된 즈음에 정말 운 좋게도 미국의 대형 회사에 한국회사 직원들이 와서 진행하는 큰 프로젝트의 통역 일을 맡아 5월부터는 매일 출근하게 되었다. 본 프로젝트는 필수 업무로 분류되어서 재택근무가 아닌 현장에 직접 출근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한국과 미국에 산 시간이 이제 거의 같아지다 보니 한국문화 미국문화 그리고 한국어 영어를 모두 조금씩은 안다는 이유로 전부터 통·번역 일은 많이 해왔으나 이렇게 매일 현장에서 작은 일들까지 통역 일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모든 작업은 하나하나 테스트를 거쳐 가며 이루어지는데 한국회사에서 제공하는 모든 장비와 서비스들을 미국 회사에 넘겨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그 테스트를 언제 시작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되곤 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한국 직원은 준비가 다 된 다음에 완벽하게 된 상태에서 테스트하고 싶어하고 미국 직원은 되도록 빨리 테스트를 시작하여 수정 과정을 거쳐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 글 앞머리에 나온 대화의 속 사정이다.

미국 직원들에게 있어서 테스트는 공정 과정의 하나일 뿐이고 어차피 그 테스트를 통하여 오류가 발견되게 되고 그 오류를 수정하는 기간이 필요하므로 그들은 하루라도 빨리 테스트를 시작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 직원들은 테스트라는 것은 본인들이 먼저 철저한 검증을 거쳐서 완벽한 상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테스트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다.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어떤 문화가 맞고 어떤 문화가 틀리거나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이 두 사람의 갈등은 아무런 다른 해결책을 찾을 필요 없이 상대방의 문화와 생각을 이해한다면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이다.

이러한 차이는 교육현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경쟁 사회에서 승리하려면 다른 사람들을 제치고 올라서야 하고 그것을 입증하는 것이 테스트라고 생각하는 상대 평가의 한국문화와 테스트는 교육의 한 단계로서 어느 사람이라도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절대 평가의 미국문화에서 극명한 차이가 나타난다. 가끔 미국에서 자라거나 유학한 학생들을 평가할 때 대학교 입학 수석이니 반에서 1등을 했느니 하는 평가를 하곤 하는데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미국 학교에서의 1등이니 수석이냐는 개념은 없을 뿐 아니라 중요하지도 않다.

흔히 우스갯소리로 ‘1등만 기억하는 사회’라는 표현을 하곤 하는데 1등 뿐 아니라 모든 학생이 본인의 노력에 대하여 정당한 평가를 받고 칭찬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이러한 현장에서 느낀 한국문화와 미국문화의 차이를 풀어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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