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지네스 대게에 독소


[베이포럼]

샌프란시스코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연상 되는 것이 골든게이트 브리지(금문교) 이다. 그러나 미식가들에겐 아마도 Fisherman’s Wharf에서 살찐 던지네스 대게(Dungeness Crab)의 맛이 가장 먼저 기억에 남지 않을까. 워싱턴 주 작은 어촌 마음의 이름을 딴 던지네스 대게는 북쪽 워싱턴 주부터 캘리포니아 주 중부에 걸쳐 연안에서 11월부터 6월까지 잡히는데 겨울철에 잡히는 게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인근에서 잡히는 던지네스 대게는 지역 어부들에게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고 관광지역 씨푸드(Sea Food) 식당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메뉴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던지네스 대게와 록 게(Rock Crab)에서 적조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독소 '도모산'(domoic acid)이 검출돼 어획 금지령이 내려졌다. 도모산은 '슈도니치아'(Pseudo-nitzschia)라는 독성 플랑크톤이 주로 만들어 내는 신경 독소로 다량 섭취하면 단기 기억 상실, 발작 증세 등을 일으키며 사망 위험도 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주 어류야생생물국에서는 지난 주 5일 대게 잡이를 전면 금지하고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독소 도모산의 함유를 점검하고 있어 출어를 앞둔 어부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일부 어부들 사이에선 올해 대게 잡이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걱정 반 우려 반의 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미식가들은 아직까지 희망의 끈을 붙들고 있다.

도모산의 증세는

이번에 발견된 도모산에 대한 애독자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한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소개한다. 가장 무서운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앨프릿 히치콕 감독의 `새(The Birds,1963)'는 실화를 바탕으로 둔 것이며 최근 연구 결과 새들을 미쳐 날뛰게 만든 원인은 독성 조류로 밝혀졌다고 라이브 사이언스 닷컴이 지난 3일 보도했다. 루이지애나 스테이트 대학(LSU) 해양 생물학 연구진은 1963년에 제작된 영화 `새' 속의 사건은 캘리포니아 주 몬터레이만(Monterey Bay)의 바닷물을 오염시킨 독성 플랑크톤 슈도-니치아(Pseudo-nitzschia) 때문에 일어난 것임을 확인했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지난 1월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961년 7~8월 사이 몬터레이만 지역에서 채집돼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 보존돼 온 동물성 플랑크톤을 분석한 결과 규조류인 슈도-니치아에 속하는 여러 종이 만들어내는 도모산(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에 폐사한 작은 동물들의 장내에서 발견된 규조류 가운데 79%가 독성을 만들어내는 슈도-니치아 종으로 밝혀졌다면서 당시 이 지역에서 지내던 철새인 검은슴새들이 독성이 농축된 먹이를 먹고 광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몬터레이만의 따뜻한 물과 잔잔한 바람이 슈도-니치아의 번식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했다. 도모산은 먹이사슬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농축돼 이를 먹은 새에 혼란과 방향상실, 가려움증, 발작, 심하면 죽음까지 가져온다. 도모산은 포유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이런 독성조류를 먹은 조개 등을 먹으면 치명적인 독성에 감염돼 단기 기억상실을 일으킬 수 있다. 히치콕은 1952년에 나온 대프니 뒤모리에의 단편소설에서 영화의 힌트를 얻긴 했지만 실제로는 1961년 8월18일 몬터레이 만 지역신문에 영화와 아주 비슷한 사건이 보도된 적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수천 마리의 미친 바다 새들이 해안지역에서 목격됐다. 검은슴새(sooty shearwaters)로 밝혀진 새들은 먹은 멸치들을 토해내고 사방의 물체에 마구 돌진했으며 무더기로 거리에서 죽었다. 당시 이 지역에 살았던 히치콕은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더 많은 정보를 요청했으며 실제와는 달리 사람들을 공격하는 새 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당시 새들이 사람을 공격한 것처럼 보였겠지만 실제로는 건물이나 벽 등에 부딪힌 것이며 이는 새들이 방향감각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새들을 미치게 만든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30년이 지난 뒤 같은 지역에서 갈색 펠리컨들이 방향을 상실하면서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도모산이 함유된 먹이를 먹은 새들이 발작 증세를 일으키는 것처럼 매우 위험한 독소가 던지덴스 대게에서 발견 되어 경계령이 내려졌다. 태평양 어업인 협회에선 던지네스 대게에서 독소가 발견 된 이상 어획 채취 금지는 물론 잘못 먹어서 병에 걸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떨고 있는 해프문 베이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던지네스 대게를 잡기 위해 출어하는 배는 약 300여 척으로 보도 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반 정도인 150여 척이 해프문 베이에서 출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해프문 베이에서 해마다 1월말과 2월 초에 Half Moon Bay Crab Fest(http://www.crabweek.org) 로 불리는 게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올해는 1월 30일(토)과 31일(일)로 결정 되었는데 입장료가 자그마치 $75~$100이다. 물론 비싼 가격인만큼 해산물과 테이스팅, 와인과 맥주 등이 제공된다. 아직 11월 중순 이라 행사 준비위는 그 동안에 독소 함유로 인한 게잡이 출어가 보류 되고 있지만 2주 후에는 해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떨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해프문 베이 Crab Fest 주최 측은 지난 5일 축제 분위기를 띠우기 위해 지역 및 캘리포니아 주 언론에 보도를 의뢰한 상태이지만 행사에 대한 확신이 아직 서지 못해 캘리포니아 주 어류야생생물국의 검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에서 온 샌프란시스코 방문객들에게 그 동안 손쉽게 대접했던 던지베스 대게의 물량이 거의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더 이상 명물 던지네스 대게를 손쉽게 먹기가 힘들게 되어 매우 섭섭하다. 올 겨울은 던지네스 대게를 먹어도 좋다는 뉴스를 기다리며 지내야 할 것 같다. <hdnewsu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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