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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한인사회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니 올해도 다 지나간 느낌이다. 지난 11월은 북가주 지역 언론종사자들에게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달이기도 하다. 성급하게 통합하고, 급조된 두 기자단체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행사를 개최한다고 하여 동포사회를 놀라게 한 전대미문의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신들만이 진짜 기자라는 것을 동포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이미 광고된 다른 기자단체의 행사에 시간과 날짜를 똑 같게 했다는 것이 한 기자의 설명이다.

이런 갑(甲)질 같은 설명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졌는지 알 수 없지만 언론계가 몰매를 맞는 역풍이 불었다. 동포사회 단체장과 동포들은 이런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에 그저 황당할 뿐이었다.

다행스럽게 한 단체가 행사 직전에 취소되는 해프닝을 겪으면서 잠정적인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아직도 그 이면에는 여전히 분노와 분열 상태에 있다. 또한 “네가 기자냐”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일간지 기자만 기자라고 막말 수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직접 듣지 못해 진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기자의 자질을 의심케 하고 얼마나 무지한 말인가. 일간지에 있다가 주간지로 가면 기자라는 꼬리표가 떨어지고, 주간지에 있을 때는 기자가 아니었는데 일간지로 가면 바로 기자로 둔갑한다는 말인가? 이런 글을 쓰는 것도 부끄러운 일 아니겠나.꼭 하고 싶다면 일간지 기자만 ‘기자’라는 말 대신 일간지만 ‘언론’이라는 말이 더 좋았을 것이다. 지금도 그런 마음의 변화가 없다면 기자협회도 일간지 기자만으로 구성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다. 생각 없는 말로 단결과 화합을 까먹고 우군과 적군을 혼돈하는 일은 그 동안 많이 봐 왔던 일이다.

기자협회 구성에 주간지, TV, 라디오를 포함한다면 유, 불리에 따른 이중잣대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일간지 기자만 기자라고 하는데 왜 다른 언론사는 기자도 아닌데 들러리를 섰냐고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이다. 과거 언론사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 일은 있었지만 그 틈새에서도 기자들 사이는 서로 존중하고 동료 같은 끈끈한 동 업종의 의리가 있었다. 지금처럼 공개적이고 노골적으로 “네가 기자냐, 아니냐”로 자해(自害)한 일은 없었다. 누가 기자인지 아닌지는 동포들이 너무나 잘 안다. 판단도 기자가 아닌 동포들의 몫인 것이다.

이민사회 특수성

이민사회는 상당히 이해하기도 통제하기도 힘든 특수사회라고 이민 전문가들은 말한다.

거주국인 미국의 규칙만 통하는 것도 아니고 출생지인 한국의 방법이 통용되는 사회도 아니다.

알게 모르게 두 다른 문화와 사회 규범이 혼합된 멜팅 팟(Melting Pot)을 거친 사회라서 상당히 혼란스럽고 돌출 행위로 황당한 일도 적지 않게 벌어진다.

이번 지역 언론의 대립에서 들어난 것 가운데 일부 한인들은 지역 언론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본국의 기자와 비교해 너무 자질이 부족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물론 그런 말이 무조건 틀렸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은 이민사회의 메커니즘과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서울을 예로 들어 보자. 서울은 인구 1천만 이상의 대도시이다. 인구 1천만이 못 되는 독립된 국가도 수도 없이 많다.

그러면 북가주는 어떠한가.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한인인구 10만 넘기기가 힘들다.

1천만 명이 사는 도시와 겨우 인구 10만이 될까 말까 한 도시의 수준과 서비스를 비교한다는 것은 상당히 현실을 모르는 생각이다. 인구 1천만 명이 사는 도시는 거기에 필요한 구성이 모이게 되고 10만 명이 사는 도시는 또 그런 인구에 적합한 수준과 서비스가 발생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무조건 한국의 서울과 비교해 여기 사는 언론 종사자에게 함부로 자질 부족이니 함량 미달이라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무지를 들어낸 것으로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이민사회라는 특수성에 비해 한인사회는 그런대로 잘 굴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업에 열심히 종사하고 한인사회 봉사에도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북가주 한인사회는 인구 10만에서 나오기 힘든 정신과 서비스인 것이다. 인구 10만 사회에 살면서 인구 1천만 사회의 자질과 서비스를 바라는 것은 너무 무리한 기대라는 생각이 든다.

필요한 행사를

북가주 지역에 크고 작은 단체가 많다.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그들만의 단체’도 적지 않다.

필자는 한인업소에 민폐를 끼치지 않고 자신들의 경비로 운영한다면 단체가 많다는 것이 잘 못 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목적과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탄생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단체들에게는 본연의 임무가 있다. 한 예로 기자단체라면 스스로 기자들의 자질을 향상 시키고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공부하는 일이 최우선일 것이다.

기자단체에서 공직 선거 출마자를 위해 모금 파티를 하고 단체장들에게 무더기 상을 주려고 행사를 한다면 좀 어색하게 보인다. 그런 일은 지역 한인회에서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한인회가 커뮤니티 차원에서 전체 한인단체를 모아 후보자 모금 파티도 크게 하고 한 해 동안 노고를 아끼지 않은 단체장이나 외부 인사들에게 상을 주는 것은 상당히 어울리는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아무 연관도 없는 단체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는 행사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이런 저런 이유로 월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올해 불미한 일이 있었어도 2016년에는 보다 많은 애정과 관심으로 지역 한인 언론이 성숙되도록 후원을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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