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다 가라


Stop and Go

요즘 사람들은 모두 바쁘다. 내가 바쁜건지 남이 바쁜건지 세상이 바쁜건지 분별할 수 없다. 바쁘다 보니 변하는 것도 많다. 어제만하더라도 신기하다고 감탄했던 것들이 오늘에는 구식이 되어 거들떠 보지도 않으니 말이다.

나이든 사람에게는 바꾸어지는 것이 많아 무엇이 바꿔졌고 새로 변한 것은 어떻게 쓰여지는지 온통 걱정거리만 늘어간다.

나도 옛날에는 좀 안다고 으시댔는데 요즘은 무식한 노인으로 변했으니 배웠다는 것도 헛일이 되고 말았다.

나이가 들다 보니 마음만 바쁘지 머리 속에 들어오는 것도 없고 들어도 무엇을 들었는지 깜깜하니 답답하기만 하다.

나는 특별히 볼 일이 없을 때는 집 건너편 공원에서 낚시를 한다든지 산책하는 것을 주로하는데 요즘 처럼 해가 바뀌는 때는 늘 보고 건너던 스톱 싸인 판이 특별히 가슴에 닦아 온다.

몇년 전 뉴스 위크 (News Week) 잡지에 루이스 교수의 ‘가고 멈춤의 균형’ (Balance of Stop and Go)칼럼이 떠오른다.

이 제목을 나름대로 해석 한다면 ‘가고 멈춤의 균형’이라고 정의해 본다. 그내용은 현대인들은 제각기 브레크 없는 차를 타고 무한 질주하는데 그 질주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간이 만든 기계는 인간이 통제하지 않으면 그 기계 때문에 인간이 중대한 재난을 맞게 된다고 했다. 오늘 날 과학은 인간의 능력 내에서 통제하고 정지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좀 엉뚱한 표현인지는 모른지만 STOP (멈춤) 4자를 이렇게 해석해 본다.

S: Stop 멈추고, T: Think 생각하고, O: Observe 주변을 살피고, P: Plan 계획을 짠 다음에 갈 준비를 하라는 뜻으로 설명한다면 좀 더 그 정의를 쉽게 이해할 수가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우리가 차를 운전하고 가다 Stop 표지 판이 나오면 일단 정지하고 좌우 앞뒤를 살핀 후 앞으로 가야만이 안전 하다는 기본 상식을 알고 있다. 스톱은 영원히 멈추라는 말이 아니라는 뜻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단지 잠깐 숨을 고루고 안전하게 갈길을 가라는 주의 명령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명령을 무시하는 때가 많다. 우리는 멈쳤다 가는 법을 배우자.

앞에서도 말했지만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고 좌우를 살피지 않고 무조건 달린다. 마치 브레크 없는 차 처럼.

생각해 보자. 우리는 옛날 처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오고 가는 것도 아니고 부인들이 우물가에서 빨래하는 것도 아니고 가마솥에 밥 짓는 것도 아니다. 모든것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쉽게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다. 그렇다면 옛날 보다 편리하고 시간이 절약되고 힘들지 않게 모든 일을 처리하는 세상인데 우리는 정말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편하게 살고 있는가 한번 생각해 보자. 그런데 곰곰히 생각하면 옛날 보다 더 피곤하고 바쁘게 살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 어딘가 잘못 되어도 한 참 잘못된 것이다.

지금 우리는 기계의 주인이고 기계를 움직이는 주체가 아니라 기계에 예속되고 기계의 노예로 전락되어 가고 있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나는 우리 주변에서 멈췄다 가는 법을 몰라 불행해진 예도 보았고 앞으로 나갈 줄을 몰라 실패한 사람도 보았다.

그 중에서 K씨는 이민 30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해 좋은 집에 근사란 차를 몰고 다녔지만 70도 안되어 과로로 숨진 경우도 보았고, 또 L씨는 20년 전 이민와 아무 일 하지 않고 한국에서 가지고 온 재산과 돈을 모두 쓰다 결국 한국으로 돌아 간 사람도 보았다.

그 두 사람의 경우 K씨는 멈출줄을 모르고 죽을둥 살둥 앞으로 간 사람이라면 L씨는 현실을 파악치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천천히 쉬었다 가면 장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욕하다 일찍 죽는 경우이다. 어떤 사람은 천천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했으면 성공할 수 있었을 터인데 너무나 큰 욕심 때문에 실패한 사람도 보았다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시작되는 지금 길모퉁이에 세워 좋은 Stop 싸인을 보며 잠시 멈췄다 가면 어떨까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