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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닷가에 가면


그 바닷가에 가면 나는 포근합니다. 그 바닷가를 가면 나는 편안합니다 .내가 세상 어디라도 눈길 둘 곳 모르는 이름과 몸짓으로 살면서 또는 살아오면서 홀로 견디어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외롭다거나 누군가 못 견디도록 그립고 보고 싶을 때 나는 새들도 쉬어가는 바닷가를 찾고 그 안에서 안녕을 거느립니다. 갈매기들도 저희들끼리 햇볕 좋은 곳에 모여 움직이지 않고 수평선을 바라보며 파도를 따라 무심한 듯 불어오는 바람의 숨어 우는 바람소리를 듣는 그 곳에서 나는 이제까지의 외로운 무게들을 하나씩 내려 놓으며 모래 위에 발자욱을 남깁니다

'산다는 것은 말이야. 그렇게 쓸쓸하지만은 않거든'..이라는 위로가 없어도 좋습니다. '괜찮아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뭐 유별난 것 있나'.. 이라며 어깨를 한번 슬쩍 건드려주고 가는 웃음 자락이 없어도 좋습니다. 파도의 당겨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여기에 늦도록 앉아 노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이 드넓은 바닷가에 나 혼자 뿐이 없다는 것이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때로는 누군가가 나 여기 있는 곳을 어찌 알고 문득 찾아와 저문 노을을 함께 바라보았으면 하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그리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런 일은 소설 속에서나 작가 마음대로 꾸며진 듯 끝끝내 일어나지 않은 채 나는 마지막까지 붉은 여러 색을 머금었다가 사그라지는 노을 빛에 넋을 잃습니다

어두움이 더 짙어지기 전에 서둘러 일어나 나와야 합니다.

돌아가는 길은 늘 그랬듯이 발바닥에 파도 끝이 끼이고 마음은 안쓰럽습니다. 돌아간다고 다시 이 바닷가에 다시 오려마 하지만, 못다한 이야기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이 한 날에 그리워했던 많은 조각들이 모아져서 시어들로 피어나면 하얀 새 한 마리에 실어 날라 그대 창문에 아침이 올 때까지 머물겠습니다( JOHN SON)

노을을 사랑했던 시인이자 프로 사진작가였던 S씨가 얼마 전 홀로 바닷가로 출사를 나간 후 저문 노을과 함께 이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그는 문학을 치열하게 하는 사람이었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겸허한 자세로 사진을 담아내는 태도에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감명을 받곤 하였다. 허나 S씨에게 있어 이 세상은 그야말로 나그네처럼 길 위에 있으나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 외로움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싶다. 세상 속에서 살지만 적어도 그의 영혼만은 그 어떤 세상의 사물들과 단절한 채 저문 바닷가에 오랫동안 남아 숨어 우는 바람소리를 듣기 원했던 참 예술인이었던 S씨. 예술은 그 자체로 흐느낌이 되어 그를 적셨고, 내면에서 분출구를 찾아 방황하는 문학적 재능은 때론 고통이 되어 그림자처럼 그늘을 드리우지 않았을까 싶다..

S씨는 이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제 몸을 낮추는 것들이라 했다. 노을을 사랑했던 것은 제 몸을 가장 낮추어야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그 겸허를 알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제 광야에서 구르는 마른 덤불이나 작은 들 꽃같이 이름이라 부르기엔 너무 소박하고 미약한 것들은 그에게 참으로 사랑해야 할 대상들이었다. 그러나 때로는 그렇게 낮은 것들을 사랑했던 그에겐 건조한 세상의 틈새에서 견뎌내기 힘들 때도 있었으리라. 이러할 때 묵묵히 살아 남으며 견뎌낼 수 있는 것은 적막한 바닷가에 서서 모두 다 떠난 후까지 남아 황홀하게 타오르는 노을을 바라보며 영혼의 깊은 떨림을 감지하는 순간이 그에게 있어선 정신의 출구였으며 창작의 분출이었으리라.

"너무 해학적인 시대에 너무 비장한 감성으로 이 세상을 살다"간 S씨. 이제는 그곳에서 당신의 온 몸에 가득했던 외로운 무게를 내려 놓으십시오. 화가가 여러 색의 물감을 섞어서 탄성을 자아내는 색을 만들어 내듯이 예술인으로써 느꼈던 행복과 절망과 슬픔과 기쁨 등을 모두 버무려서 먼 그 곳에서도 멋진 예술 작품 활동을 하시길 우리 모두 원합니다. (elkimsociet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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