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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신문 하세요?


<베이포럼>

지난주 전혀 예상치 못한 한 지인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보통 2~30년 전 만났던 사람을 기억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기자를 이 분을 생생히 기억한다. 바둑실력이 겨우7~8급 일대 몇 차례 둔 적이 있었다.

그 분과는 실력도 비슷비슷했지만 더 기억에 남게 하는 것은 내가 모두 먹히던지 아니면 모두 잡아먹는 그런 싸움 바둑의 호적수였다. 오랜 기간은 아니었지만 몇 차례 바둑을 두었는데 갑자기 형님이 살고 있는 시애틀 쪽으로 이사 간다는 말을 했다. 헤어진 햇수를 따져 보니 거의 30년이 되었다. 처음엔 목소릴 기억하지 못했지만 곧 싸움 바둑을 두었던 누구라고 말을 하니 머리가 번쩍 했다. 아! 그 분이었구나. 나도 모르게 “바둑 많이 늘었어요?”

안부부터 물어야하는 것이 순서인데 옛날 싸움 바둑의 파트너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나도 모르게 그 말이 먼저 튀어 나간 것이다. 그 분은 내가 묻는 말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아직도 신문하세요?” 서로에게는 묻고 싶은 말은 각각 따로 있었던 것이다.

잠시 후 서로 안부를 묻고 이제서야 어떻게 제 전화번호를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얼마 전 부인과 함께 잠시 이곳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주간현대를 보게 되었는는 앞장에 쓰여 있는 발행인 이름이 생소하지 않아 보관했다고 한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아는 것이 신문밖에 없어 아직도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하니 부럽다고 한다.

전생이 죄지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 신문쟁이인데 무엇이 부럽냐고 물으니 자신은 시애틀에게 가서 돈은 좀 벌었는데 건강은 많이 상했다고 했다. 좀 규모가 있는 마켓이지만 사람을 쓰는 것도 마음이 내키지 않아 부부가 매달려 하다 보니 장시간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돈을 조금 벌고 나니 욕심에 가계 옆에 있는 식당까지 인수해 2개를 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이 나빠져서 정년은 아니지만 이제는 정리하고 조기 은퇴를 하려고 생각하니 제가 생각났다고 말한다.

“몸이 그렇게 나빠질 지경까지 모르고 있었느냐”고 되물으니 몸이 좀 이상하다는 경고는 받았지만 2개 모두 손이 많이 가는 업종이고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변화를 찾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기자가 기억하는 그분은 그렇게 건강한 신체를 가진 분은 아니었다.

그러나 남에게 피해 주는 일은 절대 하지 않던 매우 깔끔한 분으로 기억한다.

자기가 기자에게 “돈도 못 버는 신문을 왜 하느냐”고 물었을 때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신문을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기억했다.

기자는 그런 말을 했던 기억조차 못하는데 그분은 기자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미국 말에 빨리 망하고 싶으면 신문을 하고 천천히 망하고 싶으면 운수업을 하라는 말이 있다. 미신처럼 들리는 말지만 그래서 지난 30년 여 신문사를 운영하면서 항상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언론이 힘들다는데

언론은 상당히 어려운 업종이지만 보람도 있고 나이를 먹어도 늦게까지 할 수 있어 큰 후회는 하지 않는다. 기자는 언론이 어렵다는 이야기에 동감은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해야할 업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인구나 면적에서 샌프란시스코와 규모가 비슷한 아틀란타의 경우 일간지와 주간지 그리고 잡지까지 합하면2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한인 인구 수에 비하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경쟁이 심하다 보니 광고 가격은 미국 한인사회에서 가장 싸다. 그 가격을 받아서 어떻게 신문을 찍어내고 월급을 주고 거의 불가사의 해 보이지만 여전히 건재해 있다.

기자는 아틀란타의 한인신문들을 보면 아무리 어려워도 어렵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저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신문을 하는데 이곳 북가주는 그곳에 비교하면 그야말로 양지 중에 양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기자는 더 좋은 신문을 만들고, 한인사회에 더 기여하는 것이 언론인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어려운 일이 있어도, 다소 기분이 언짢은 일에 부딪쳐도 잘 참고 넘어 간다. 기자도 신문을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경제적 어려움도 겪었지만감당하지 못할 만한 그런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성경에 나오는 말씀에 순종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나님은 인간에게 환난과 시험을 주지만 그 시험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준다는 말씀만큼 기자에게 힘이 된 말씀은 없었다..

하나님은 인간을 그 만큼 사랑한다는 뜻으로 생각한다. 오랜만에 지인의 전화를 받고 보니 “아직도 신문을 하느냐”는 말에 다시 한번 자신을 뒤돌아 보게 한다. 한 선배 언론인이 신문사를 떠나는 날 “자기 인생의 모든 흔적이 한꺼번에 문어지는 것 같은 공허함에 함몰 될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한 말이 기억난다. 누구나 직장을 떠나야 할 때는 겁질만 남는 느낌이었을까. 아직도 할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은퇴는 참으로 풀기 어려운 큰 숙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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