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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얼마전에 감쪽같이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렸다. 도무지 어디에서 어떻게 없어졌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문제의 발단은 운전 면허증만 가지고 갈려고 입고 있던 옷 주머니에 넣고 운동을 하러 차를 타고 갔었는데 그 뒤로 없어진 것이다. 그것도 며칠이 지나서 없어진 것을 알았다. 직장에 일을 갈려면 당장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니 다시 재발급을 받기 위해 아침 일찍 디엠비에 갔었다. 그곳에서는 문을 열기 전에 갔음에도 두시간 반 넘어 시간이 걸렸다. 서류을 적고 수수료를 내고 새 운전면허증이 올 동안 임시 종이서류를 받을 수 있었다. 디엠비 사람들은 서두는 것 없이 느긋하고 친절해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며 자기 번호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앉아있는 사람들은 죄다 셀폰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공무원들은 사람 상대하는 일이라 그런지 친절하지 않고 무표정에 가까웠다.

직장에서 나왔기에 서둘러서 다시 돌아와서 주차를 하고 운전석의자에서 막 일어나는데 내 눈에 들어 온 것이 있었다. 다름아닌 의자 밑으로 흰색이 조금 보인 것이다. 이상해서 의자에서 내려 손을 뻗어 가까스로 그것을 집어내었는데 " 맙소사" 그토록 찾아도 없던 운전 면허증이 그곳에서 나왔다. 아마 그날 입고 있었던 옷 주머니에서 빠져서 의자 밑으로 내려가 있었던 것이다. 운전 면허증을 다시 재발급 받기 위해 기다린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니 찾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오히려 어이가 없었다. 이로써 받은 교훈은 지갑을 가지고 가는 불편함을 덜려다가 더 큰 불편함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편하겠다고 더 불편함을 자초 한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었다.

또 한 사건이 있었다. 주말에 운동 삼아 남편과 두시간 거리를 걷기 위해 갔었다. 그날도 남편이 운전을 하니 나는 지갑도 가방도 안 가지고 갔었다. 입고 있던 운동복에는 주머니도 없었다. 운동을 마치고 마침 근처에 있던 은행을 남편은 갔었고 나는 옆에 식품점 가게에 샤핑을 하고 있었다. 은행에 갔다 온 남편이 나에게 다음 주에 갈 여행경비로 현찰을 뽑아와서 나에게 주었다. 지갑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나는 얼마인지도 물어보지 않고 입고 있던 옷 소매에 준 돈을 넣고 말아서 접었다. 그리고 샤핑을 하고 남편이 계산대에 섰는데 그때서야 옷소매에 접어 둔 돈 생각이 났다. 그래서 돈을 넣고 접었던 한 쪽 팔 옷 소매를 보니 "어머나 " 말려 있어야 하는 옷 소매가 짝 내려와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당황해서 남편에게 "돈이 없어졌다" 하고 말을 했더니 남편 질문이 "어디에 두었는데 " 하기에 "소매 옷에 접어두었는데 지금보니 옷이 내려와 있고 돈은 없어졌어 "했더니 "왜 그렇게 했느냐 " 하고 묻는 것이다. 그말에 대답하기를 " 지갑도 안 가졌고 옷에 주머니가 없어서 그랬어" 했더니 하는 말이 "나에게 미리 말을 했으면 돈을 안 주고 자기가 갖고 있다 나중에 주었을 것이 아니냐" 고 했다. 그러면서 나를 타박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랬으면 좋았을 것을 순각적으로 내가 돈에 눈이 어두워 잃어버린 것이다. 남편과 나는 가게에서 내가 간 자리마다 다 가 보았지만 돈은 이미 없었다. 그 짧은 시간에 누군가 주워 간 것이다. 남편은 가게 매니져에게 신고를 했고 전화번호까지 주고 왔지만 연락은 없었다.

그날 가게를 나와 돌아오면서 잃어버린 돈 때문에 남편은 내 잘못을 지적했고 나도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렇다해도 어차피 잃어버린 돈으로 서로 마음을 다치면 더 손해를 보게 될 것 같아 내 잘못이니 잊어버리자고 남편에게 말을 했다. 어차피 내 돈이 안 될 것이었다 생각하고 누군가 그 돈을 주워 가져 갔다면 그 돈이 필요한 사람이었나보다 하고 생각하자고 했다. 그렇게 하니 마음이 진정이 되었다. 그러자 남편도 마음이 나아졌는지 돈을 주워 간 사람을 위해 기도 하겠다고 했다.

위에서 말 한 두가지 잃어버린 것들은 최근에 일어난 일들이다. 나이는 속일 수가 없다더니 정말 그렇다는 것을 입증했다. 공통점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나를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생긴 것이다. 면허증은 잃어버렸다 생각해서 다시 신청을 하고 왔더니 멀쩡이 차 속에서 발견되었고 옷 소매에 접어서 보관 했던 현찰은 끝내 못 찾았다.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갔는데도 감각이 없었던 것이다. 짧은 시간에 일어 난 일도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 당혹스러웠다. 이때까지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생긴것이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듯이 이제는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서도 익숙해져야 하는 나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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