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암환우투병수기공모 장려상>

1984년 5월20일. 여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하던 나는,산호세에 살고있던 아들로부터 방문 초청을 받아, 난생 처음비행기를 타고 미국땅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훗날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들 부부는 바쁜 직장생활에, 가사일과 애기돌보기에 손길이 필요 해, 나를 불러 들였던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갈수 없게 되어 버린 나는, 아들과 며느리사이에서, 수 많은 스트레스와 향수병에 시달리면서, 3~4년이 지나던 어느날, 오른쪽 가슴에 이상를 느끼게 되었다. 작은 멍울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덜커덩 내려앉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병원을 찿았다. 주님, 아무일이 없도록 지켜주시옵소서 간절히 기도 했다. 가슴조이는 첫번째 검사에서 의사 선생님은 괜찮은듯 하지만, 1개월후에 다시 검사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2차, 3차의 검사를 3개월동안 거치면서, 멍우리는 자라났고, 유방암이라는 마지막 판정이 내려졌던 것이다. 순간, 나의 심장은 두려움과 절망감에 박동을 멈추는 듯 했다. 오고가는 병원길을 같이 해주시던 목사님과, 아들, 간호사들의 위로의 말은 내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저 침묵만이 울고 있는 나를 감싸는 듯 했다. 60년의 지난세월이 주마등 처럼 스쳐갔다. 37살에 혼자 되어, 5남매의 자녀를 둔 엄마로서, 한가정의 가장 노릇을 해야 했던 그 많은 일들, 물질적인 어려움 보다도, 심리적으로 감당해야 했던 부담과 고통이,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것이라고 생각하니, 눈물만이 한없이 흐르는 것이였다. 어머니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이제는 편히 쉴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죽음이 앞에 와있다고 생각하니, 모든것이 다 무너져 내리는듯 했다. 한동안 울고 난후 나는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지금까지 지켜주신 주님의 사랑이 있는데, 이렇게 울고만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암과 싸워 이겨야 겠다고 결심을 한것이다.

부분적인 수술을 할것인지? 아니면 유방 전체를 제거 할 것인지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60를 넘긴 나이지만, 전체를 제거해야 겠다는 결정이 쉽게 내려 지지 않았다. 그러나 부분적인 수술에는 제발의 위험이 따른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나는 완전 제거를 결정하였던 것이다. 조기에 발견된 암 수술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의사 선생님은 나의 결정에 위로를 해주었다.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일정에 동행하여 주신 교회 목사님 내외분의 위로와 기도가 큰 힘이 되기도 했다. 수술 3일 전부터는 ‘메기국’이 좋다며, 며느리가 끓여 주기도 했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 수술이 잘되기를 간절히 기도 했지만, 나는 밤이새도록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아침 7시,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들어섰다. 목사님과 가족들의 위로 기도를 받고 마취실로 실려 들어갔다. 어쩌면 이세상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나를 짓누르는 것이었다. 주여, 저밖에있는 좋은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간절히 기도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눈을 뜨니 병실이었다. 가슴에는 붕대가 감겨져 있었고, 분비물을 받아내기 위한 호스가 내몸에 끼어져 있었다. 누구가 갔다 놓았는지, 침대 머리 탁자에 꽃이 아름다워 보였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되었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듣고서,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수술 일주일 후 퇴원을 하는날,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 앞으로 5년간 약을 복용 해야한다고 일러주었다. 방사선 치료를 받기는 쉬운일이 아니었다.

5년동안의 항암제 복용으로 나의 체중은 불어났고, 위장이 약해지는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날로 호전 되어간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용기를가지고, 열심히 치료를 받아왔던 것이다. 이제 30년이 지나 내나이 90를 넘겼다. 오늘이 있기 까지 나를 지켜주신 하나님께, 그리고 기도와 위로와 격려를 주신 많은 분께 감사를 드리는 것이다. 나는 몇해 전부터 암환우회의 회원으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서로의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용기와 희망을 나누는 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암이라는 최악의 선고를 받았지만, 절망하지도 포기하지도 않고 열심히 투병하면서,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하는 암환우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멈추지 않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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