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자신에게 다독이기"


‘Inside out’이라는 애니매이션 영화에 대하여 들어본 적 있는가?

‘진짜 나를 만날 시간’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 영화는 우리가 갖고 있는 여러 감정들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이 영화 속 주인공인 라일리의 머리 속 감정조절본부에서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라는 다섯 가지 감정의 캐릭터들이 의인화 되어 감정간에 일어나는 일을 다루는 내용의 영화이다.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 이들 다섯 가지 감정 중 대장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기쁨이’ 이다. 주인공 라일리는 주로 밝고 기쁜 감정으로 생활을 하며 이 상태가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라고 믿기 때문에 대장 캐릭터인 ‘기쁨이’는 라일리에게 감정적으로 기쁜 상태가 아닌 다른 부정적 감정이 찾아오지 못하도록 부단히 애를 쓰고 노력한다. 하지만 라일리가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하여 ‘기쁨’ 을 느끼지 못하는 시점이 찾아올 때는 크게 상심하고 세상이 끝난 것처럼 좌절하기도 한다. 마치 라일리가 다시는 ‘기쁨’이란 감정을 찾지 못할 것처럼 말이다.

늘 바쁘고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돌보기 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밝아야 하고 나에게 슬픈 감정이 찾아올 땐 그 감정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그냥 넘어가 버리며 살아간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거나 인정하지 못한 채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모든 감정들을 놓치고 돌보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자주,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에 관하여 ‘괜찮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 자신을 위로하거나 스스로에게 칭찬하며 토닥여 본 적은 있는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마련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하는가? 심리 치료사로서 상담을 하다 보면 환자분들이 스스로를 돌보려는 시도를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옳은 방법인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우리 상담센터에 찾아오신 내담자분들과의 상담 중 흥미로운 점을 발견 하게 되었다. 그것은 은퇴 후 찾아온 무기력증으로 고통 받고 계신 60대 동양 남성분, 능력있는 엔지니어로 활동하다 결혼과 동시에 휴직을 하게 된 후 경력 단절로 인해 재취업의 어려움을 호소하신 30대 백인 여성, 그리고 자신만 제하고 주위 친한 친구들 모두 결혼을 하자 심한 불면증과 함께 우울증을 의심하시며 찾아오신 40대 초반의 미혼여성분들, 이 세 분의 공통점은 “내 자신이 왜 이럴까?”하는 질문을 가지신 채 어떻게 하면 지금 느끼고 있는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었다.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닌 그것들을 치유하고 나 자신을 돌봄이 우선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벗어나고만 싶어함을 볼 때 많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이 세 분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지금 이 분들이 겪고 계신 life experience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임을 알려드렸을 때 모두 눈물을 보였다. 심지어 60대 동양 남성분까지 말이다.

Emotional/Social Intelligence란 한 사람이 자신 또는 타인의 감정을 느끼고 알아챌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감정이란 것을 읽어낸다거나, 느끼는 것에 대하여 어려움을 겪는 많은 분들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부모로서 자녀들을 양육 시 가르치기 어려운 주제 중 하나가 감정의 정의 및 어떻게 그것을 대하는지 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조건 ‘기쁨’ 또는 ‘행복’, 곧 긍정적인 감정만이 옳은 감정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올 때는 부정적인 감정 또한 괜찮은 것이고 지극히 당연한 느낌으로 인정하며 그에 따른 대처방안에 대하여 생각해 본적이 드물기에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두려워 한다.

실직자로서 다시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은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내 자신의 자격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경험이기도 하다. 40년 이상 매일 정해진 루틴에 따라 했던 직장생활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그 일을 내려놓는 과정, 나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가정을 이루며 안정을 찾아가는데 혼자만 남겨진 미혼 여성분이 느낄 수 있는 외로움. 이 모든 복잡한 감정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가? 앞서 예를 든 영화 ‘Inside out’의 내용처럼 감정이란 하나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닌 여러 감정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나”라는 존재가 이루어 지는 것이다. 이전에는 미쳐 알지 못했던 감정이라고 해서 그것이 나쁜 것도, 옳지 않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똑같은 일상 속에서도 매일 다른 체험을 하고 살아가는 것처럼 새로움 감정을 경험하는 삶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갖고 있는 감정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주어보는 건 어떨까? 온전히 건강하게 여러 가지 감정들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인정하고 위로해 보는 것을 연습해보면 어떨까?

긍정과 행복의 ‘기쁨이’만이 내 감정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닌, ‘내’안에서 아주 작게 존재하는 ‘외로움’이 오늘 나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기회를 주어 보는 것도 2017년 새해를 맞아 나를 더 알아가고 사랑하는 첫걸음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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