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종칠금[七縱七擒]


시끌벅적하던 6.12 북미(미북) 정상회담이 끝났다.

반짝 귀를 기우리게 하는 소식도 있지만 대부분 앵커나 리포터의 속사포 발언은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무슨 새로운 내용이 있나해서 화면에서 시선을 떼기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라는 말로 이 번 회담을 평가절하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오래 묵은 애장본 '삼국지'를 꺼내어 '칠종칠금'을 찾아 다시 읽었다.

북한 정권이 핵을 가지고 지난 20여년 동안 미국과 장난친 이야기가 마치 제갈량과 맹획의 밀당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남만 원정길에 나선 공명에게 마속이 나타나 천자의 명을 전한다.

- - - - 남만이 멀리 떨어져 있고 산천 또한 험악함을 믿고 복종치 않음이 오래로소이다. 오늘 날 격파할지라도 내일이면 또 배반한 것이 뻔한 사실이외다. 대저 용병하는 법에 마음을 굴복시키는 것이 으뜸이며 - - - 마음을 공격하는 것이 으뜸이며 - - - - 원컨대 승상은 다만 그 마음을 항복 받아 심복케 하소서 - - -

큰 그림으로 볼때 '복종치 않음', '배반', 등의 어휘가 미국이 북한 정권을 보는 안목하고 비슷하다.

- - - - 공명이 잡혀온 맹획을 보고 크게 꾸짖는다. 내 이제 너를 잡았으니 앞으로 심복하겠느냐? 맹획이 대답하기를 - - - 만일 다시 너에게 잡힌다면 비로서 항복하리로다. 공명은 즉시 결박을 풀고 의복까지 주어 입게하고 술과 음식을 대접하여 안장걸린 말을 내어주며 사람을 시켜 전송하였다.

공명이 맹획을 놓아보내자 중장들이 묻는다. 맹획은 남만의 괴수거늘 이제 다행히 사로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놓아 보내시니 승상은 장차 어이하실 요량이시오니까? 공명이 웃으며 대답한다. 아무 걱정말라. 그가 진심으로 항복할 때를 기다려야 자연히 평정되느니라.

맹획이 두 번째 잡혀왔다. - - - 네 지난 날 말하기를 다시 잡히면 항복하겠다 하였으니 오늘 너의 생각은 어떠하뇨? - - - 만일 승상이 참으로 나를 동중으로 돌려 보내 준다면 내 마땅히 군사를 이끌고 다시 승부를 결하겠소. 다시 승상에게 잡힌다면 그 때엔 마음을 기우리고 오장을 바쳐서라도 항복하고 다시는 거역치 않으리라.

공명은 맹획을 데리고 모든 영채와 많은 양초와 쌓아올린 군기를 구경시키며 - - - 네 어이 나를 이기겠다 생각하뇨? 네 만일 일찍 항복한다면 마땅히 천자께 아뢰어 그대의 왕위를 잃지 않게 할 뿐 아니라 자자손손으로 길이 부귀를 누리게 할 것이니 생각이 어떠하뇨?

이 대목에 와서는 트럼프가 회담을 시작하자 마자 김정은에게 보여준 4분여의 '동영상'이 떠 올라서 깜짝 놀랐다.

트럼프가 삼국지를 읽었던가? 핵을 버리면 우리가 너희들의 경제와 체제를 보장하겠다는 메시지와 많이 닮았다.

- - - - 네 세번이나 사로 잡히고도 어이 항복치 못하겠다 하느뇨? - - - - 내 너를 또 놓아 주리라.

- - - - 결박을 풀어줘라. - - - -내 네번이나 예의로서 그대를 대접했거늘 오히려 항복치 아니함은 어인 까닭이뇨? - - - - -

- - - 곁에 있던 장완이 말한다. - - - - 맹획이 네번이나 사로잡혀 혼이 났으니 어이 다시 나올 까닭이 있으리오. 그러니 이쯤하여두고 돌아감이 상책일까 - - - -

주한 미군 철수하라는 북쪽의 속내와 맞아 떨어진다.

공명이 천천히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 - - 그렇다면 바로 맹획(북한)의 소원을 성취시켜 주는 것이로다. 그들은 반드시 기회를 놓지지 않고 추격할 것 아니뇨.

- - - 네 이제도 심복 못하겠느냐. - - - - 내 다시 너를 놓아주리니 나와 함께 승부를 결하라.

이 때 문득 병풍뒤로서 크게 웃음소리가 일어나더니 한사람이 나타났다.

- - - - 어찌 대장부로 세상에 태어나 어이 그다지도 지혜가 없나뇨. 내 비록 한낱 아녀자지만 원컨대 그대와 함께 나아가 싸우고자 하노라. 맹획의 아내 축융부인이었다.

여기서는 여인, 김여정의 등장을 떠올리게 된다.

축융부인이 공명에게 사로 잡혔을 때 공명은 사람을 보내어 장의와 마충 두 장수와 바꾸자는 뜻을 알리었다.

북한 정권이 미국인 3명을 풀어준 '거래'와 비슷하다.

이제 북핵협상에서 피할 수 없는 여섯번째 단계에 해당되는 부분이 남아있는 셈이다.

공명은 다시 맹획을 꾸짖는다. - - - - 네가 말하기를 너의 집에서 사로 잡힌다면 그 때에는 심복하겠다 하였으니 그래 오늘은 어이 할터인고? - - - - 내 아직껏 진심으로 항복치 못하겠노라 만약 일곱번째 잡히는 날이면 마음을 기우려 복종하오리니 맹세코 모반치 않사오리다. - - - - 내 이 번에도 속는 셈 치고 너를 놓아 보내나 다시 한 번 잡히는 날에는 결단코 용서 없으리니 깊히 명심 하거라

카터, 클린턴, 부시, 오바마의 대북정책이 여지껏 그래왔다.

- - - - 드디어 땅을 쪼개며 철포가 하늘도 뒤집을듯 큰 소리를 일으키며 폭발하니 산곡에 가득하느니 화광이요 만병들의 비명이다. - - - - 훨훨 타오르는 불구덩이 속에서 만병들이 철포에 맞아 두골이 터지고 살이 찢어져 - - - 그 흉악한 냄새는 사람의 코를 찔러 견디지 못하게 하고 처참한 광경은 눈을 뜨고 바라보기 어렵다.

만약 오늘 날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아마 저런 모습이 아닐까.

공명이 대갈한다. - - - -반적 맹획아 이제 또 어찌 하려난다.

백악관 안보 보좌관 볼턴(리비아식 해법)의 등장에 해당한다.

이윽고 공명은 맹획을 잡아들이라고 분부하였다. 공이 이 번에는 항복하겠느뇨? 맹획은 모든 무리들을 거느리고 공명 장하로 가서 무릎을 꿇고 땅바닥에 엎디어 사죄하였다. 공명은 친히 내려가 그의 손을 잡고 장상으로 올라갔다. 내 길이 공으로 하여금 동주를 삼는 동시에 뺏은 땅을 남김 없이 모다 돌려 주리니(체제보장) 그대는 명심코 선치할지니라.

이리하여 공명(미국)은 맹획(북한)을 칠종칠금한 끝에 소원한던 남만평정(세계평화)을 성취하였다.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들리는 소식통에 의하면 김정은이 트럼프의 제안(동영상)을 받아들여 경제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자신의 안전보장을 약속 받았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인용한 내용은 단기 4292 12월 20일에 발행한 정음사판 삼국지(번역및 발행자 최영해) 상중하 권 중 하권 초입에 나오는 내용을 발췌하였음.

*전적으로 필자의 사견임을 전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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