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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행-에피소드 1 유카타


온천으로 가기 전에 우리는 유카타 입는 법을 배웠다. 목욕하러 갈 때, 목욕 끝내고 나와서 식사할 때, 유카타를 입는다고 했다. 서양식 목욕가운하고 비슷한데 훨씬 정교하게 만들었다. 호텔에서 우리를 위하여 준비한 것은 추상화풍의 회색 프린트 무늬가 화려한 '작품'이었다. 오른쪽 섶을 왼쪽 어래에 여미고 왼쪽 섶을 위로 한 다음 허리띠를 두번 두르고 골반근처에서 느슨하게 묶었다. 유도복 허리띠 매는 법하고 비슷하다. 오른 쪽과 왼쪽을 반대로 하면 죽은 사람 수의를 입히는 법이라고 한다. 호텔 안에서는 유카타를 입고 다녀도 실례가 아니라고 하며 밖에 나갈 때는 위에다 조끼 같은 걸 걸치게 돼있는데 우리의 마고자하고 비슷해 보였다. 여자들도 대부분 입는 법은 비숫했지만 허리띠 매는 법이 조금 달랐다. 앞에서 리본 모양으로 일단 멋을 낸 다음 그 리본을 등쪽으로 돌려서 뒤에서 묶은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한다. 버선(양말)과 신발(게다?)은 없었다. 어쨌거나- - - - 다 차려입고 거울 앞에 서니 어느 낯선 '일본인'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키득, 웃음이 나왔다. 많이 어색했지만 집사람과 나는 용기를 내서 복도로 나섰다. 마침 복도에서 일본인 부부인듯한 노인 커플을 만났다. 그들은 상냥하게 우리에게 목례를 했다. 나는 해서는 안될 짓을 하다가 들킨 어린 아이처럼 순간 멈칫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그들처럼 답례를 했다. 나의 이 정중한 몸짓에 이 번에는 집사람이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손으로 입을 가리고 키득 웃었다. 아마 그들도 우리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직감으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유카타를 걸치고나니 이제 비로서 일본에 와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에피소드 2 다다미

다다미는 나에게 낯설지 않다. 어렸을 때 다다미 방에서 생활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마음에도 다다미의 비효율성에 짜증이 났던 기억이 생생하다. 짚단을 고르게 엮어 평평하게 만든 위에 씌운 섬세한 '돗자리'는 새것일 적에는 그런대로 따뜻하고 푸근한 여유가 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가장자리를 여민 검은색 단은 쉽게 망가지고 벗겨졌다. 어머니는 얼마 만에 한 번씩 댜다미를 수리하거나 바꿨다. 그 번거로움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다. 이 번 여행일정을 보니 다다미방 숙박이 예정되어 있다. 오랜 만에 정통 다다미 방에서 하룻 밤을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설렜다. 분명 색다른 체험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드디어 그 날이 왔다. 나는 말은 안했지만 옛날 일본의 가옥 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여 호기심이 일었다. 호텔시설은 물론 군데군데 현대화한 흔적이 있지만 그런대로 옛모습을 간직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장지문과 미닫이 문이 그렇다. 얇고 가는 문틀에 종이를 바른 문이 미끄러져 여닫히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다음 방으로 들어섰다. 다다미 방바닥이다. 그런데 그 다다미는 현대식(?)으로 변화되어 있었다. 가늘고 섬세한 플라스틱 선으로 엮어 만든 다다미는 옛 것이 아니었다. 속에 다듬어져 들어있는 내용물이 플라스틱 스폰지로 돼있는지 짚단으로 돼 있는지 확인할 길은 없었지만 겉이 그렇다면 안 봐도 비디오다. 짚단의 가장자리를 마감하기 위해서 두른 검은색 테두리는 사라졌다. 플라스틱 다다미는 훨씬 다양한 디자인을 연출 할 수 있으리라. 또한 수명도 오래 갈 것이다. 미적인 요소와 실용성을 따진다면 현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플라스틱 다다미가 훨씬 효과적이겠지만 옛날 것을 찾는 나 같은 '보수'에게는 다다미의 아류를 보는 것 같아서 실망을 금치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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