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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한인회는 어디로


<시론>

실리콘밸리(SV)한인회 이사회가 지난 12월 16일 저녁 한인회관에서 안상석 회장을 제명했다. 오랜 기간 회장과 이사회 사이에 대립과 반목으로 인한 대화 거부사태까지 확대 되면서 수습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여러번 나왔는데 이번 긴급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14명 중 12명의 찬성으로 현 회장을 제명했다. 회장의 잘못에 대한 13가지 항목을 지적했다. 이사회는 한인회 정관 제10조 상벌 조항 중 제48조에 의거해 자격정지 또는 제명할 수 있다는 관련내용 중 가장 강력한 제명을 택한 것이다. 물론 회장은 직선제로 선출된 회장이 공금유용이나 근무태만으로 제명 되었다면 받아드릴 수 있지만 본인은 그런 일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믈론 한인회장이 이번 제명을 쉽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대화의 물꼬를 트는 일이 되기를 바라는 동포들도 있었다. 한인회를 구성하는 두 기관이 대화로 문제를 풀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전직 한인회 관계자도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무엇이 되고 무엇은 안된다고 잘라 말할 수 없지만 이미 오늘의 사태는 예견된 것이었다. 본지는 지난 12월 6일 본란(12년 45호)에서 ‘초심으로 돌아가야’ 제목에서 ‘회장이 먼저 사과’를 강조했다. 현재의 반목과 대립을 풀기 위해선 회장이 조건없이 사과하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이사회는 그 사과를 받아들여 관용을 베푸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기자는 전현직 한인회 임원들을 통해 회장과 이사회가 대화를 시작했느냐고 물어 보았는데 누구하나 속 시원하게 사과를 했다는 말을 듣기 어려웠다. 지금 뒤돌아 보면 회장은 전혀 사과할 뜻도 이유도 없었던 것 같다. 결국 자신에게는 과오가 없고 모두 이사회의 탓이라는 생각인 것 같다. 그렇치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사태를 악화 시킬 수 있겠나. 결국 회장과 이사회의 대립이 점차 지난 1년여 개점휴업 상태에서 회장 임기를 끝마친 제30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분규의 시작과 매우 흡사하게 흘러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법적인 소송으로 가기전 단계가 바로 한인회 사무실 공간 확보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SF한인회는 서너차례 사무실 키를 서로 바꾸는 소동이 있었다. 서로 Locksmith를 불러 키를 교체한 것이다. 매우 보기 드문 추태를 벌렸지만 동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SV한인회는 SF한인회와는 달리 자체 건물이 아니기 때문에 사무실 사용을 둘러싼 대립이 사전에 조율되지 못할 경우 산호세 시의 감독을 받는 한인회와 회관에 입주한 다른 단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많이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두 기관이 대립하는 동안 한인회가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겠냐가 가장 큰 문제인데 또다른 문제가 앞에 있다.

SF한인회의 경우 진행 중인 프로그램이 전무했으나 SV한인회의 경우는 매우 다르다. 오는 신년 1월 6일 문화센터가 하던 SAT와 방과후 프로그램이 개강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약 80명의 학생이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두 1년 한인회 회비를 냈다는 것이다. SAT나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선 먼저 SV한인회 회원이어야 가능하다는 조건으로 등록을 받았기 때문에 년 한인회비 30불씩을 낸 것이다.

이렇게 회비를 낸 이유는 자녀교육 때문 아니겠나.

사설 SAT 과외비가 많이 비싸다 보니 한인회에서 월 1백달러로 저소득층 자녀들의 과외공부가 가능했기 때문에 너도나도 몰린 것이다. 현재 대기하고 있는 학생들도 있다. 한인회의 분규가 더욱 악화 되어도 이번 사건과 무관한 문화원에 등록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된다. 어른들 진흙탕 싸움에 어린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면 동포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현재 이사회는 문화센터와 대화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한인회가 징수한 회비는 한인회 사무실을 관리하는 비용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피해를 받고 학부모들에게 실망을 시킨다면 모든 책임은 한인회에 있다. 아직 시간이 있지만 빨리 움직이어야 한다.

이사회는 회장 제명 후 부회장을 대행으로 임명했다. 일단 회장은 이사회와 대화나 법적 소송으로 문제를 해결 할 때까지 일선 현장에서 물러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이다. 지금 같은 불통과 흥분 상태에선 양측이 다소 냉각기를 갖는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한인회 정상업무는 이사회의 의견을 존중하는 뜻에서 이사회에서 선임한 회장대행이 맡아서 운영하면서 양측이 한인회 업무 조정안을 진행하면 좋겠다. 이런 타협안은 한인회 정상운영에 매우 중요하다. 올해 미주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선을 치른 SV한인회가 오늘과 같은 불상사가 난 것은 참으로 예기치 못한 사태가 아닌가. 회장은 항상 이사회를 존중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간단한 단체의 상식을 왜 무시했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아마도 회장직을 봉사직이 아닌 신분 상승으로 생각했었나.

“좋은 일도 괴로운 일도 시간과 함께 다 지나간다”는 간단한 진리는 많은 삶의 지혜를 남겨주고 있다. 실리콘밸리 한인회 관계자 및 전직 회장들은 한인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지를 모아 수습책을 공개적으로 동포사회에 제시해주면 좋겠다. 한인회는 동포들이 더 이상 걱정하지 않토록 빨리 진정 시키는데 총력을 기우려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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