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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서울에 있는 음악 동아리에서 선곡 통보가 왔다.

'- - - 제번(除煩)하옵고 - - -

오늘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에서 대표적 아리아 3곡을 골라 봤습니다. 너무 잘 알려진 곡이지만 모처럼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듯 싶어서- - - - 순서대로라면 '오묘한 조화'가 먼저인데 2막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가 압권이라 순서를 바꿨습니다. - - - '

우리 음악 동아리는 대표가 선곡을 하면 그 곡을 골라서 듣고 그에 대한 소감이나 평을 써서 나누는 모임이다.

나는 답장을 썼다.

음악에 앞서 여기 날씨에 대해서 한 마디.

'Act of God'

요즘 여기 기후가 완전 이상해졌다. 여름에는 끝없는 화염으로 저 북쪽의 산맥을 온통 불바다로 만들더니 이 번에는 겨울비로 캘리포니아 서해안을 사그리 쓸어버리려고 하고 있다. 아직 그럴 리는 없겠지만 '신의 심판'이 임박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골프장 안에 있는 나무가 간밤의 폭우로 뿌리채 뽑혀 쓰러졌다. 지금도 쏟아지고 있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항력이다.

푸치니의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에 대하여

내가 음악은 잘 모르지만 일단 푸치니, 토스카, 테발디, 그리고 마리오 델 모나코- - - - 게다가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별은 빛나건만'까지 나오면 이는 최고급 레스토랑에 차려논 '뷰페식탁'이다.

손님들은 그저 자기 입맛에 맞는 메뉴만 고르면 될 일이다.

그러니 음악성은 뒤로 미루고 토스카 스토리 먼저 들어가 본다.

'노래에 살고- - - -'(소프라노 레나타 테발디)

소프라노 멜로디를 감싸고 들어가는 오케스트라 반주를 자세히 들어보면 전통적인 노래의 피아노 반주하고는 많이 다른 걸 느끼게 된다.

이런 착안도 음악감상의 포인트가 될 수 있나?

가사를 못알아들으니 무슨 말인가 하다가 해설에 나오는 '신에게 호소'를 보니 공감이 간다.

참, 스카르피아의 제안도 거시기한 조건이네.

카바라도시를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토스카에게 탈출을 위한 통행증을 조건부로 그녀의 몸을 요구한다.

남자는 늘 그렇게 여자의 육체 앞에서 치사하기 마련인가. 왜 신은 남자를 그렇게 창조했는지 모르겠다.

남자가 치사하다고? 글쎄 - - - 정말 그럴까?

궁지에 몰린 나 남자는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다.

이야기가 잠간 샛길로 빠지는 감이 없지 않지만 - - - -

'다 필요없다. 너 하나만으로 족하다.'

남자가 자신의 명예와 자존심을 다 버리면서까지 올인 할만큼 가치(?)있는 여인을 만났다면 그는 행운아다.

이 세상에는 '사랑에 살고 싶어하는' 남자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니까 세상 남자들이 다 치사한 놈들은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 오페라 스토리로 돌아가서- - - -

그러나 질투의 화신 스카르피아는 끝끝내 비겁했다. 그가 원한 토스카의 육체는 조건부 거래였기 때문이다.

토스카의 분노를 표현한 아리아는 스토리를 알고 들으니 절망의 느낌이 증폭된다

영화 'Sophie's Choice'의 메릴 스트립의 고뇌가 연상된다. 왜 신은 여자에게 그런 잔인한 선택을 강요하는가. 원죄 때문인가?

'별은 빛나건만'(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

카바라도시는 자기 인생의 종점에서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이 아리아의 도입부를 흡인력있게 이끌어가는 악기는 무얼까. 클라리넷인가?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사형대에 서야했던 남자의 처절한 마음을 노래했다는데 사실 이 것도 해설을 보지 않았다면 그저 익숙한 멜로디에 지나지 않았을 거다.

김춘수 시인은 '꽃'에서 이렇게 읊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그냥 듣는 것(다만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하고 알고 듣는 것(이름을 불러줌으로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카바라도시는 비록 사형대에 서있을지라도 행복한 남자다.

왜냐면 토스카의 사랑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고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의 마음을 노래로 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은 자신의 일을 인간을 통해서 완수한다고 한다. 미켈란 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볼 때 공감하는 부분이다.

토스카도 푸치니의 천재성과 가수들의 기량을 보면서 또 다른 의미의 'Act of God(신의 작업)'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 봤다.

신은 파괴와 심판만 하는게 아니라 위대한 창조도 한다. 비약인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라고 해서 많이 들어본 음악용어라 뭔가 쉽게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쓰려니까 아무 것도 쓸 수 없었다. 이 번 기회에 겉핥기식으로라도 공부룰 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다. 음악방 동아리의 동기 부여에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한다.

사족(1)

레나타 테발디는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았다고 한다. 평생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여러 유부남 지휘자와 염문을 뿌렸다는 젼혀 음악적이지 않은 기록도 있다. 왜 그랬을까.

사족 (2)

오페라 스토리에서는 마지막 장면이 토스카가 성벽에서 자신이 살해한 스카르피아에게 '신 앞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외친 후 투신하는 장면으로 막이 내린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다시 만나서 자기를 속인 그의 가슴에 또 다른 칼을 꽂겠다는 말인가. 아니면 천계의 신 앞에서 모두 용서하고 카바라도시와 셋이서 서로 사랑하며 오래도록 잘 살았다(전적으로 나의 상상력임)는 해피엔딩일까 - - -

제일 나중에 신 앞에 도착한 그녀의 처세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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