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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記者)라는 직업


<수필>

지난해 여름부터 허리통증으로 Gym을 자주 찾는다. 의사가 물속에서Aqua-Exercise를 권했기 때문이다. 낮에는 시간이 없다 보니 밤에 찾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나홀로 열심히 물속에서 뛰는데 한 분이 따라 왔다. 어둠속이지만 백인은 아닌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천천히 걸으면서 건강 이야기도, 세상살이 이야기도 나왔다. 자신은 은퇴했다고 한다.

기자 딸을 둔 아버지

나는 아직 일을 하고 있다고 하니 무슨 일을 하느냐고 또 물었다. 모기소리로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다하니 다소 놀란듯 자기 막내 딸도 미국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수입이 시원치 않다고 말했다. 나는 가슴 깊은 곳에 숨겨진 비밀이 탄로나는 것 같은 쇼크를 받았지만 내색하지 못했다. 그는 막내 딸이 똑똑하고 반듯하게 자라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에 가서 영어선생을 2년 동안 하고 돌아와서 동부에서 가장 유명한 언론대학원에 진학해 많은 기대를 했다고 했다. 기자라는 특수직업을 꿈꾸고 화려한 출발을 기대하고 그 때 얼마나 딸이 자랑스러웠는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했다. 졸업 후 언론사에 들어가고 같은 직장에서 결혼까지 해 그야말로 잉꼬 언론인 부부가 탄생해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고 했다. 이어서 딸이 기대와는 달리 경제적으로 힘들어 보였다고. 전화를 하면 항상 바쁘다고 하는데 오랜만에 가서 보면 상당히 삶이 고달프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딸의 언니에게 조용히 물어 보니 “그저 잘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그런데 하루 와이프가 막내가 돈이 좀 필요한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 보내주면 좋겠다고 재촉했다는 것이다. 다시 큰 애를 불러 막내에 대해 재차 물어보니 “아빠, 막내가 경제적으로 힘든 것 같아요.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도와주고 있는데 어떤 때는 아이들 교육비로 몫돈이 들어 가는 때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날 자기는 큰 애의 말을 듣고 매우 슬펐다고 했다. 그렇게 똑똑하고 야무진 막내가 기대속에 좋은 대학에서 공부했는데 아이들 키우기 힘들어 자기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을까. 며칠 후 다시 큰 애에게 "이제 다시 막내가 공부하면 어떻겠느냐” “머리가 좋으니 늦게 공부해도 컴퓨터 엔지니어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하니 “막내는 항상 정의롭고 탐사(探査)를 좋아했는데 ‘이제 어떻게 직업을 변경하라고 말할 수 있겠냐’며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부패하지 않으면서 살려고 하는 막내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 두번 죽이는 것과 다름없으니 절대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고 단단히 다짐을 받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가 가장 컸던 막내 딸이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하니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기자가 없는 세상은

그러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도 어려운 생활을 한 것 아니냐”고 묻는 듯 했다. 말 안해도 비데오 같은 생각을 하는 것 아닌가. “직업에 귀천이 없듯이 돈을 잘 버는 직업이 있으면 그 만큼 일을 해도 그 만큼 못 버는 직업도 있는 것이 세상이치 아니겠느냐”고 답을 하고 나니 꼭 열심히 나의 죄를 변명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자는 항상 한국신문만 어렵고 미국 신문 기자들은 넉넉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기자’란 직종 자체가 동서를 막론하고 돈을 못버는 직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변화 시키려는 욕망과 포부를 가지고 언론에 뛰어들 젊은들에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하는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용기는 주지못할 망정 실망시키는 글을 쓴다는 것이 매우 죄송스러웠다. 해방 이후 자유당 시절 한때 지금으로 치면 연합뉴스같은 통신사를 운영했던 기자의 아버지도 답답하실 때 “그 많은 것을 두고 왜 미국에서 언론을 했느냐”면서 “그렇게 말 안들으면 고생문이 훤하다”는 말을 하신 적이 있었다. 지금 되돌아 보면 아버지의 말씀 중 반은 옳으셨고, 틀리신 반은 DNA의 원리를 무시한 것 같다. 기자가 아무리 돈 못버는 직업이라고 해도 기자 없는 세상은 잘 돌아가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전세계 언론사가 하루를 쉰다면 지구는 지옥이 될까 아니면 천국이 될까. 우문우답(愚問愚答)을 스스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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