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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동상 옆에 선 위안부 기림비


김진덕 정경식재단에서 제작해 서울시에 기증

김한일 대표의 끈질긴 집념의 결과물 피해 자료 기록유산 등재 청원운동도

지난 8월 14일 서울 남산 안중근 동상 옆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는 김한일 대표와 김순란 이사장 두 남매의 집념의 결과물이다.. 무모하리만큼 철두철미한 김한일 대표는 목표를 정하면 어떤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가졌다. 과거 구글의 독도 표기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운동을 펼쳐 약10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구글 본사에 전달하는 집념을 보여 주위 사람들을 기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번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는 일은 미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순탄치 않은 고난도 작업이었다. 거리 관계도 있지만, 서울시의 복잡한 일정과 행정도 일을 어렵게 만들고 지치게 했다. 김한일 대표는 위안부 기림비를 선적하기 직전 서울시에서 잠시 보류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마침 위안부 이슈를 취재하다 사정을 알게 된 교육 방송(EBS)의 허성호 PD가 자신이 한국에서 기림비를 받아 어떻게든 맡아두겠다고 나선 덕에, 기림비는 한 달 동안 태평양을 건너 지난달 17일 부산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동안 김 대표는 조바심과 불안으로 초조한 날을 보냈는데 부산항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그동안의 수고를 잊을 수 있었다. 김한일 대표와 김순란 이사장의 집념이 미주동포사회에 한 획을 끗는 특별한 역사를 만들었다. 김한일 대표는 “위안부 기림비가 서울 남산에 세워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북가주 지역 교민들의 후원과 격려가 밑바탕이 되었으며 문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 워싱턴DC 방문 리셥션장에서 기림비에 대한 말씀을 드렸다”면서 “박원순 서울 시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이종걸 국회의원, 서해성 서울시 100주년 총감독, 김동형 동북아 역사재단 이사장, 허성호 EBS(교육방송)PD와 13개 미국 다민족 커뮤니티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의 헌신이 있어기에 가능했다”고 감사의 말을 했다. <김동열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인 14일 김진덕 정경식 재단(대표 김한일, 이사장 김순란)의 기증으로 일제강점기 조선신궁(神宮) 터 부근에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졌다.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의 김진덕·정경식재단(이하 재단)과 서울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재단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조선신궁터 인근에 ‘위안부 기림비’를 기증했다. 재미동포 사업가인 고(故) 김진덕·정경식 부부의 이름을 딴 재단의 김한일 대표와 김순란 이사장은 미국 내에서 위안부 문제와 독도 홍보 사업을 활발히 펼쳐왔다. 2017년엔 미국 내 위안부 피해 13개국 커뮤니티로 구성된 ‘위안부 정의연대’ 및 한인 동포들과 함께 미국 대도시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곳이다.

위안부 기림비는 1991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1924∼ 1997)가 한국·중국·필리핀 소녀를 바라보는 모습이다. 샌프란시스코 기림비를 만든 영국계 미국인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의 ‘강인함의 기둥’이라는 작품으로, 샌프란시스코 기림비와 유사해 쌍둥이 동생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쌍둥이 동상이지만 다른 점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기림비는 세 소녀가 손을 잡고 서 있는 모습이다. 이번에는 일반 시민이 세 소녀와 함께 손을 잡을 수 있는 빈자리를 남겨 두었다. 차가운 동상(銅像)을 통해 따뜻한 동감(同感)을 느끼게 하는 배려다.

기림비가 세워질 곳은 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건물 앞. 지난 10일 기림비 건립지에서 바라보니 탁 트인 공간 사이로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한양도성발굴터에 안내센터가 지어지면 센터 앞마당에서 시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조형물이 될 것이라는 게 서울시 예상이다. ◆우여곡절 한국 도착 이번 프로젝트는 한때 좌초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서울시 측과 재단 측은 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위안부기림일에 맞춰 재단이 기림비를 기증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그런데 지난 6월 초 완성된 기림비를 한국으로 가는 화물선에 싣기 직전, 시는 재단 측에 ‘선적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해당 부지가 서울시교육청 소유임을 파악하고, 기림비가 다 완성된 뒤인 6월 말이 되어서야 시교육청에 부지임대협조 요청을 보냈다. 6월 25일 시 공공미술위원회 심의 통과를 거쳐 지난달 15일 부지 사용 허가를 최종 완료했다. 서울시 윤희천 여성정책담당관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부 절차가 빡빡했고 위원회 통과가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보류를 요청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기림비는 재단만의 성과물이 아니다. 기림비가 완성될 때까지 작지 않은 재미동포의 정성이 모였다. 김한일 대표는 “와이트가 처음 샌프란시스코 기림비를 디자인할 때, 영국 출신인 그에게 한복 옷고름 모양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며 저고리를 들고 작업실로 찾아간 동포분까지 있었다. 그래서 김학순 할머니의 한복 모습이 꽤 정확하다”며 “한인 커뮤니티 구성원 모두 기여하지 않은 분이 없다”고 밝혔다.14일 기림비 제막식에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해외 인사도 다수 참석한다. 2007년 미국 연방의회의 위안부 결의안을 이끌어냈던 일본계 마이크 혼다 전 연방 하원의원, 위안부 정의연대를 이끌고 있는 중국계 줄리 탱·릴리안 싱 판사, 조각가 와이트 등이다. 샌프란시스코한인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샌프란시스코지회,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회 등 재미동포단체 관계자들도 찾는다.◆13개국에 기념비 세워져야 서울 기림비는 전 세계 위안부 피해를 입은 13개 국가에 기림비를 세우려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시작이기도 하다. 김한일 대표는 2년 전 미국 내 다른 국가 출신 커뮤니티들과 합심해 샌프란시스코 기림비를 세울 때 이 프로젝트를 이루겠다는 꿈을 품었다고 한다. 13개국은 한국과 북한을 포함해 일본, 중국, 대만, 네덜란드, 필리핀 등이다. 김한일 대표는 “샌프란시스코 기림비를 위해 한국계 커뮤니티에서 모금을 하면서 중국계는 왜 참여하는지, 소녀상 중 필리핀 소녀는 왜 있는지 등의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한국에 소녀상이 적잖이 있다 보니 한국인 피해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다른 나라 피해를 잘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다면 다른 나라에도 기림비를 세워, 한국인뿐 아니라 미국 내 13개 커뮤니티 공동의 일이라는 것, 나아가 함께 힘을 합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당시 일본 정부의 압박을 목도한 김한일 대표는 이번 서울 기림비 건립이 방해받을까 마음을 졸이며 보안을 유지했다고 한다.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에 앞장섰던 재미동포와 중국, 필리핀 등 13개 커뮤니티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의 아픔과 일제 잔악상을 기록한 위안부 자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도록 촉구하는 청원운동도 펼치고 있다.세계 정치의 중심인 미국에서 전개되는 재미동포 등의 활동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제고하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특히 한·일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보편 인권문제, 전시 성폭력 문제로 글로벌 이슈가 된 것은 국내 노력뿐 아니라 해외에서 동포들의 캠페인과 시민운동 및 의회 네트워킹 등의 노력도 결정적이었다.김순란 재단 이사장은 “서울 위안부 기림비 역시 성폭력 근절을 위한 울림의 장소이자 인권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데스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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