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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이 없는 한국 정치"


정치란 나라를 통치하는 국사(State affairs)이다. 정치는 굳건한 국가안보를 토대로 국민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열심히 하게 함으로써 사회질서를 유지하도록 하는 정치가(Statesman)들에게 책임을 준다. 그들이 대의(大義)를 품고 얼마나 정사를 잘하느냐에 따라서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정치 주체는 국민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정당이라는 관점에서 민주주의는 정당정치라고 부른다. 정당이란 국가를 위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여 정책을 수립하며 정권을 획득하려는, 같은 정치적 뜻을 위한 자발적인 결사체라고 한다. 그래서 정당마다 각기 기본원칙으로 당의 가치와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강령이 있게 마련이다. 그 강령을 중심으로 하는 공적 이익을 위한 집단임으로 일반적인 패거리와 구별된다.

이러한 국사를 관장하는 정치인들에게,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는 최고의 후한 녹봉(國祿)과 막강한 권력과 더불어 국가적인 신분을 보장하고 있다. 어쩌면 오늘의 우리 사회에서 이보다 더 양질의 직업은 없을 것이다. 그 양질 직업성과 권세 탓으로 정치인이 되려는 경쟁은 어느 시대에서도 늘 치열하다. 또한, 그 권력의 악용과 난용으로 동서고금을 통해 늘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각종 정치적 스캔들이 발생된다. 그래서 프랑스의 정치 철학자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78)는 모든 사회악은 정치인들이 만든다고 언급했을 것이다.

독일의 한 비영리단체(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 집계한 2012-19년의 공직자 부패지수(CPI)에 따르면 세상에는 부정이 없는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 다만 얼마나 깊고 많으냐가 있을 뿐이다. 세계 180개 나라 중 투명도가 39위를 차지하는 한국에는 지난 70년간 자연스러운 정권교체는 한 번도 있었던 것 같지 않다. 집권을 끝내면서 법정을 출입해야만 하는 대통령 중에는 목숨까지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현 정권하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과 그들의 신봉자 200여 명이 투옥되어, 더러는 세 번째로 옥중에서 설을 맞이했다고 한다.

한국 정치인들에게 이처럼 유난히 수난이 많은 것은 조선의 선비들로부터 이어받은 배타주의적인 ‘패거리 보복 정치’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것이 아니면 한국 정치인들은 아직 정당정치에 익숙하지 못한 탓인지 모른다. ‘프로테스탄트와 자본주의 정신’의 저자 독일의 사회철학자 베버(Max Weber, 1864-1920)는 당파성과 정치투쟁을 본분으로 살아야 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자질이 셋 필요하다고 했다. 1) 미래를 위한 변화를 추구하는 열정; 2) 현실을 수용하는 식견(識見); 3) 정치적 자각(自覺)과 책임.

한국 정치의 파란만장한 역사는 정치인들에게 정당정치가 요구하는 공인으로서의 자질에 더하여 정당의 강령원칙((Principles)의 실현이 없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 원칙이란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과정에서 불가결한, 마땅히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율을 의미한다. 영국성공회 신부(Frederick L. Donaldson, 1860-1953)는 대성당 회원들에게 원칙이 없는 정치는 ‘7대 치명적인 사회악’(Seven Deadly Social Evils)의 하나라고 했다. 그 사회악을 인도의 독립운동가 간디(Mohammad K. Gandhi, 1869-1948)는 죄의 근원이 된다고, 특별히 세계 2차 대전 후 독립된 신생국의 정치지도자들에게 경고했다.

2020년 1월 현재 한국에는 총 39개 정당이 등록되어 있다. 개별적으로 이 정당들은, 프랑스 국민공회의에서 시작된 우(右)와 좌(左) 사이의 어느 한 지점에 닻을 내리고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우파는 보수적인 정치사상으로, 일반적으로 사회의 급변보다는 안정, 분배와 복지보다는 시장경쟁에 의한 경쟁 성장 그리고 평등보다는 자유를 강조한다.

좌파는 우파와 대조되는 진보세력으로서 기득권을 타파하고, 경제적으로는 국가적인 규제로서 복지를 먼저 해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친 사회주의 성향에 기울어져 있다. 국제적으로 우파는 미국과 일본 등의 해양세력에 친화적이라면 좌파는 친북 친중적인 대륙세력에 우호적이라 하겠다.

미국의 몇 정치학자들의 말대로 미국 민주주의가 정당정치에 의해 무너져간다면 한국 정치는 정당들에 원칙이 무시된 탓으로 다시 망국에 직면하고 있는 것 같다. 정당에 원칙이 없으면 첫째로 특정 정치인에 의해 정당이 오락가락한다. 정치적 이념을 기반으로 정치인들이 정당에 집결되지 않고 정당이 사람을 찾아가게 되므로, 수시로 이름이 바뀌다 보니 수명까지도 단명이 된다. 한국의 ‘제3신당’은 겨우 8일을 살다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집권쟁취(선거)를 목적으로 추대한 그 특정인의 주변에는 당의 정치이념이나 사명보다는 양질의 취업(권력과 녹봉)을 위한 정치 모리배들이 오합지졸이 되다 보면, 경쟁적으로 누가 더 충성을 더 하느냐에 따라 친(親) 혹은 비(非)의 파별이 생기게 된다. 그 파별의 당내경쟁이 심해지면 비파 무리는 또 다른 인물을 찾는다. 이리하여 수년 전의 여당에서는 한때 자신들이 아부하면서 선출한 자기의 대통령까지도 퇴출시키는 비인간적인 반역자들이 있었다.

둘째로 정치에 원칙이 없으면 정당은 전통성을 갖추면서 성숙할 수가 없다. 정당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서로 배우고 단련되어 반듯하게 성숙한 공인(公人)들이, 변화하는 사회에 합당한 정책들을 속출하여 실현함으로써 전통성을 얻게 된다. 결과적으로 얻어지는 신뢰와 위엄으로 더 충실한 인재들로 평생 당원을 이루게 되면, 그 두뇌집단의 뒤를 따라 시민단체들과 국민이 집결된다. 이렇게 정당도 다른 많은 분야에서와같이 자아실현 통해서 명성과 신뢰를 얻어, 역사에 기록될 위대한 정치가를 배출함으로써 그 뒤를 따르는 후손들을 키우게 된다. 미국의 공화당(GOP)은 근 170년 간 존속하면서 링컨, 루스벨트, 레이건과 같은 많은 세계적인 정치가를 배출했다.

셋째로 정치인들에게 원칙이 없으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창의적이고 헌신적인 사명감보다는 권세를 목적으로 하는 옹졸한 직업인으로 낙인을 받는다. 그들로부터는 공익을 위한 신념도 변화에 대한 묘책도 기대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오늘의 한국 정치인 중에는 권력 쟁취에 급급하여 정당들을 찾아다닌다 하여 오래전부터 철새와 같은 혹은 야비하고 비겁한, 염치도 줏대도 없는, 음모와 꼼수를 조작하는, 요설과 아부하는, 어정쩡한 정치 모리배 등등으로 천하게 불림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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