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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기생충에 대한 기억은 끔찍하다. 국민학교때부터 우리는 변검사를 받고 '산토닝'을 먹었다. 그 약을 먹고나면 눈 앞이 노래지는 경험도 했다. 정기적으로 기생충 약을 먹는 일은 70년대 초까지 계속됐다.

기록에 의하면 1963년에 배가 아프다고 병원에 찾아온 소녀를 엑스레이로 찍어보니 장이 꼬여있는 것을 알게됐다.

수술을 하기 위해서 배를 열었더니 장에서 1063마리의 회충이 나왔다고 한다.

옆에 있던 간호사가 기절초풍을 했다. 집도한 의사는 간호사를 향하여 고함을 쳤다. 어떻게 그런 정신으로 간호를 하겠냐는 질책이었다.

의료진의 수고에도 소용없이 그 소녀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9살이었던 소녀의 체중은 20kg, 그 중 회충의 무게가 5kg이었다고 한다.

당시 한국은 기생충 왕국이었고 전 국민의 81.5%가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었다고 한다. 

주한 미군은 인분을 비료로 쓴 한국의 채소 대신에 일본에서 공수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얼마 전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하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중에 기생충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아마 이국종 교수가 발표했다고 기억되는데 이 병사의 이야기로 이북에는 아직도 기생충 관리가 미흡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했다.

요즘 영화 '기생충'이 화제다.

영화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오스카 상을 4개나 받았다는 사실이 이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높혀주고 있다.

그 것도 비 영어권에서 나온 영화라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그 영화를 칭찬하기에 침이 마를 정도다.

이념이 어떻고 작품성이 어떻고 감독이 어떠하다고 야단들이다.

송강호가 좌빨이라느니 예전 영화에서 조여정의 베드신이 어떠하다느니에 이르기까지 말은 성찬이 넘쳐난다.

나도 그 영화를 보았다. 얼마나 대단한 하길래 그 야단들일까.

작품성이라든지 이념성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말해 버렸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다만 구성의 치밀함은 살만하다고 봤다. 극본과 편집이 거의 완벽했다.

이리 저리 깔아논 복선은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잘 짜여져 있었다.

이는 영화의 맥락을 이해하기 좋게하며 스토리에 설득력을 실어준다.

그러나 그 영화를 또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한 번으로 족하다. 왠지 찝찝했다.

통쾌하다거나 행복하다거나 하는 감동이 있는 영화가 아니라 재수 없는 날 똥 밟은 느낌으로 극장문을 나섰다.

일각에서는 사회주의 선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가 본데 나름대로 이유와 논리가 있지만 너무 과장된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든다

자본주의 사회에 그런 모순적인 삶의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부유층과 극빈층을 대비시켜 시회를 고발한다는 사명감(?)을 떠들고 있지만 인류 역사상 모든 사람이 평등했던 적이 있기는 있었나?

그 것은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일 뿐 전혀 새롭거나 의외의 현상은 아닌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무산 계급층은 가난한 가족이 부자의 몸에 빨대를 꽂아 영양분을 갈취하는 스토리로 대리만족을 줄지는 모르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기생충 학자 서민 교수는 기생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은 기생충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서로 상부상조하며 공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때로는 몸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부러 기생충을 몸 안에 서식 시키기도 한다.

오히려 기생충을 박멸함으로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무너져서 아토피와 같은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영화 '기생충'이나 기생충 박사의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기생충과 우리는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서 쫒겨난 기생충들은 지금 어디에 자리를 잡고 있을까.

부자들에게 빨대를 꽂지 않을 수 없는 인간 기생충들과 우리 몸에서 쫒겨난 기생충들에 대한 측은지심이 인다.

생존방식이 다른 숙주의 몸에 기생해야된다는 사실이 안쓰러울 뿐이다.

하여튼 . . . . .

영화가 떴으니 출연한 배우들은 얼굴이 세계에 알려져서 몸값이 올라갔을 터이니 좋을 것이고 제작자는 돈을 벌었으니 이 또한 기쁘지 않겠나. 감독은 자신의 창작품이 세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으니 자부심도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관객은 모두 그들만큼 행복하거나 기쁘지는 않다.

이래저래 기생충에 대한 기억은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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