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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누구 없소?'


누구나 한 번쯤 삼국지는 읽어 보았겠지. 혹 읽지는 않았다 해도 들어본 적은 있겠지.

나는 이번 한국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다음 날 단기 4292년(1959년) 정음사에서 발간된 삼국지를 꺼내 들었다.

초반에 나오는 '황건적의 난'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한고조 유방이래 4백 년간 이어오던 한나라에 기이한 징조가 나타나더니 민심이 소요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암탉이 변하여 수탉이 되었다는 말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떤 비난이 쏟아질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나는 문득 한국군의 어느 병사가 휴가 중에 성전환 수술을 받고 귀대하여 여군으로 근무하겠다고 했다는 기사가 생각났다.

사람을 닭에다 비유하는 것은 불경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기는 하나 이를 보면서 한나라 말년에 있었다는 기이한 변고가 연상 되었다.

그뿐이 아니다.

이 판국에 코로나 전염병까지 번지고 있으니

'낙양에 지진이 있고 바닷물이 넘쳐 해변에 사는 백성들이 모두 물결에 휩쓸려 바닷속으로 들어갔고 오원산 언덕이 모두 무너졌다'고 하는 망국의 징조하고 무엇이 다르겠나.

나라의 정세가 불안정하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것이다.

아! 깜박했는데 더 나가기 전에 나의 정체는 보수 꼴통이라는 것을 밝힌다.

그러나 생각은 진보보다 앞에 있고 아직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시선은 더 멀리 보려고 애쓰고 있다.

미래에 올 변화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말이다. '너 늙어봤냐, 나 젊어 보았단다.'

하여튼 내 생각으로는 현재 한국의 사태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공중에 붕- 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

좌파 무리는 다 잘돼 가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말할지 몰라도 보수적 안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볼 때는 불안하고 걱정되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보수 꼰대들의 나라 걱정을 다 열거하지는 않겠지만 뉴스매체를 통하여 보는 한국 사회의 불안정한 모습, 특히 각계각층에서 벌이고 있는 데모나 시위를 보면 이게 망조가 아니고 뭔가 하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걸핏하면 머리띠 두르고 너도나도 거리로 뛰쳐나와 피켓 들고 외쳐대고들 있으니 어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

게다가 코로나 사태의 후유증으로 대량의 실업자가 발생했으니 사람들의 걱정거리가 늘었다. 민심이 흉흉하다.

오죽하면 한나라의 말년에 비유하겠는가. 황건적의 난이 떠오른 소이연이다. 

여당 측에서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승했기 때문에 정국이 안정될 거라고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 또한 국민의 절반 정도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래서 나는 시국이 뒤숭숭할 때 우뚝한 의인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삼국지를 좀 더 읽어 내려가 보았다.

삼국지에서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기대를 걸게 만드는 부분은 바로 도원결의다.

시국이 어지러울 때 한나라 조정에서는 날뛰는 황건적을 물리칠 의병을 모집한다는 방을 붙였다.

백성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그 방을 보았다. 그중 몇몇은 한숨을 내쉬며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천성이 너그럽고 말이 적으며 기쁘거나 성나거나 도무지 얼굴에 내지를 않고 일찍부터 큰 뜻을 품은' 유비 같은 사람과

'신장은 팔 척이요 표범의 머리, 고리눈에 제비 턱, 범의 수염으로 목소리는 우뢰 같고 기세는 마치 닫는 말과 같은' 장비 같은 사람과

'구척장신에 수염의 길이가 두자는 되어 보이고 얼굴은 무르익은 대춧빛이요 입술은 연지를 칠한듯하며 봉의 눈, 누에 눈썹에 상모가 당당하고 위풍이 늠름한' 관우 같은 인물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또 있다. 어디에 내놔도 꿀릴 것이 없는 세 장수와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또 원 한사람이 필요하니

'신장이 팔 척이요 얼굴은 관옥 같고 머리에는 윤건을 썼으며 몸에는 학창의 입어 표 표연히 신선의 풍채가 있는' 제갈량 같은 사람이 나타나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거기 누구 없소?'

'도원결의' 할 의인과 '삼고초려'를 기다리는 재야의 그런 사람들- - - -

AI가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실리콘 밸리에 살면서 삼국지나 거론하고 있으니 내가 구닥다리임에 틀림없다.

앞에 나서서 감 놔라 배 놔라 할 나이가 아니니 그저 한발 물러서서 관전이나 해야 할까.

그러나 누군가가 말했다. 역사는 되풀이되며 역사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는 지도자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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