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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만에 집으로 가는 길

<엘리자벳 김(시인)>

“29년만에 집에 오게 되었어. 1991년 8월 23일 석언이가 겨우23살이였는데 지금은 52살이 되었다네. 나는 76살의 할머니가 되어 버렸는데 내 아들 석언이가 엄마 아빠와 같이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해서 요양원에서 나와 이제 집으로 돌아 온단다. 얼마 전 까지만해도 혈압이 70/50 이하로 떨어져 잠시 코마 상태까지 갔었는데 기적적으로 다시 깨어났어. 그 힘은 집에 가고 싶어하는 석언이의 간절한 소망과 주님의 은총 때문일거야.” 라며 메릴랜드에 사는 친 자매같은 언니가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언니는 전신불구인 아들을 집에 데려오는 것은 생각보다 길고 험한 도전이었다고 했다. 병원 측의 수많은 첵업과 셀 수 없는 서류들, 그리고 요양원의 반대를 이겨내고 드디어 주 정부의 허락을 받아 8월 24일로 날짜가 정해졌다고 한다. (이글이 신문에 나갈 때쯤이면 집에 와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있을 것이다)

29년이라… 얼마나 길고도 긴 시간인가! 강산이 변해도 3번은 변했을 오랜 시간을 병원침대에서 거의 24시간 누워서 보낸 것이다. 그동안 수도 없는 고통과 위기를 겪었고 또한 병상에서 홀로 고독하고 처절한 눈물을 흘렸을지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나는 집에 온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에서 뜨거운 그 무엇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언니와 나와의 인연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 좋아했던 언니와 나는 평생을 같이 하는 둘도 없는 자매사이가 되었다. 후에 내가 미국에 먼저 오고 언니는 남편을 따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몇 년을 살기도 했다 그러다가 남편과 이혼을 하고 미국으로 아들 둘을 데리고 건너와서 고생도 참 많이 하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현재의 남편을 만나 자리를 잡고 살 만할 때 대학생이던 23살의 큰 아들이 교회에 가던 중 트럭과 충돌하면서 큰 사고가 난 것이었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근 1달 반의 혼수상태를 겪고 깨어는 났지만 물 한 모금도 마실 수 없었던 절박함과 말 한마디도 못하는 상태를 그는또 넘겨야 했다. 다행히도 작게나마 말도 할 수 있고 음식물을 섭취할 수는 있게 되었으나 목 이하는 움직이지 못하는 전신불구로 판정을 받았다.

석언이가 다친 후 언니네 식구는 더욱 더 강해졌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데 이 말은 언니네 식구한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동생은동생대로 형을 위해 헌신을 다했고 언니와 새아버지 역시 석언이를 위해 사랑으로 모든 것을 견뎌내고 있다. 그런 가족의 힘에 그가 이번에 신학 석사를 받았다. 선교사가 되고 싶었던 그는 5년동안 남들의 100배, 1000배 이상으로 공부를 했을 것이다.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하니 장애인용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을 쓰는데 이것은 손을 사용하지 않고 특수한 스틱커를 붙인 안경을 끼고 컴퓨터를 사용할 수있다고 한다. 허나 이 또한 혼자서는 할 수가 없어 누군가가 컴퓨터를 켜주고 안경을 씌워 주고 컴퓨터 앞에 앉게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눈동자의 움직임을 감지해내는 안경을 끼고 모니터를 응시하며 커서를 움직여 일일이 자음 모음을 쳐내려 가는 것이다. 자칭 “독수리 타법”이라고 하는데 속도는 아마도 달팽이가 기어가는 속도보다 몇 배는 느리지 않을까? 그렇지만 그는 그러한 힘든 과정을 거쳐 병상 시집을 냈고,(마음은 푸른 창공을 날고 2001) 경희 사이버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또 목회학 석사(월드 미션대학, 2020)를 받았다. 이제는 장애인의 삶을 더 이상 고통이라고 말하지 않는 그를 꼭 끌어 안아주고 싶다.

전사(Warrior1)

장애인이 되고 나서 처음 배운 것은 눈물이었습니다

어렴풋 눈물의 맛을 알게 되었고/남몰래 삼킬줄도 알게 되었습니다(중략)

장애인이 되고 나서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날 주변에 가까이 있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길로 떠나갔지만

주님은 더 많은 사람들을 보내주셨습니다(중략)

장애인이 되고 나서 가족을 배웠습니다

그것은 주님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이 되고 나서 가장 많이 배운게 있습니다

주님은 저에게 싸움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외로운 광야에 전사가 되어 고독과 싸우고 어려움과 싸우고

절망과도 싸워야 됨을 배웠습니다

장애인이 전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윤석언, 전사(Warrio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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