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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우리 민족의 '찬란한 반만년 역사'가 세계사 중에서 위치하는 좌표는 어디쯤 될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나는 즉시 자료를 찾아보기로 했다. 이름하여 '세계사 연표정리"

BC2500년경 인더스 문명이 발흥할 때쯤 우리의 단군 할아버지는 고조선을 건국하였다(BC2333).

하무라비 법전도 알파벳 발명도 그보다 한참 후에 생긴 역사다.

그리고나서도 한참 내려와서 그리스 올림픽(BC776)이 시작됐고 BC330년쯤 돼서야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리스, 알렉산더 대왕이 나타난다.

진시황제는 그로부터 100여년 뒤에 세계를 평정했고 로마의 시저(BC58)와 아우구스투스(BC27)가 등장했다가 사라지니까 드디어 예수그리스도가 탄생한다

AD220년, 중국에서는 내가 즐겨 읽는 '삼국지'의 시대가 시작된다.

후로도 많은 사건이 일어나며 역사의 강물은 도도하게 흘러간다. 지금 그걸 열거할 수는 없고 몇개만 간추린다면 1096년 십자군 원정을 거쳐 1170년 옥스포드 대학교가 설립되는데 그즈음 우리나라는 고려말쯤 된다.

여기서 나는 잠시 흠칫한다.

사실 말이 좋아 그렇지 우리나라에 제대로 고려사가 있기는 한가

설령 있다해도 내용은 극히 제한적이고 부실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런 비교보다도 당시의 서민들의 생활 수준을 상상한다면 고려사회는 이루 말로 없는 비문명의 사회였을 것이다.

사진으로 남아있는 이조시대의 모습보다 훨씬 오래 전이니 비참함이란 안봐도 비디오다.

이걸 '찬란한 역사'라고 말할 있겠나. 우리의 역사를 보는 시각이 '국뽕'에서 벗어나야하는 소이연이다.

조금 내려가 보자.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역사의 사건 사고들 중에 갑자기 시선이 멈추는 곳이 있다.

'1347 유럽의 흑사병 대유행 '이라는 대목이 그것이다.

여기에 이르자 나의 관심사는 '한반도의 찬란한 반만년 역사'의 좌표에서 '흑사병의 대유행'으로 급선회한다. 코비19 때문이다.

다음부터 나는 유럽에서 유행한 흑사병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흑사병이란?

'14세기 유럽에서 7천5백만에서 2억병의 목슴울 앗아간 인류사상 최악의 범유행이다'

'이 흑사병으로 유럽의 총인구의 30-60%가 목숨을 잃었다.

'그 뒤로도 19세기까지 유럽에서는 페스트가 산발적으로 유행했는데 - - - 최초의 흑사병 확산 이후 1700년대까지 100여 차례의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었다.'

'이 때의 흑사병은 중국에서 발원하여 실크로드를 따라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상 위키피디아에서 인용-

지나친 피해망상인지 몰라도 지난 4-5개월째 국내외에서 계속되는 코비19에 대한 뉴스를 보고 있자면 흑사병이 연상되어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다.

솔직히 말해서 전염병이라고 하면 메르스, 에볼라, 독감 등등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러다가 말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버텨왔는데 가만히 보고 있자니 상황이 예사롭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이러다가 나도 걸리는거 아냐?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갑자기 공포가 덮쳐온다.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보아하니 상황이 나아질 같은 낌새는 보이지 않고 정부당국이나 이웃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와 경계의 시선을 보내다보니 정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일부 종교인들은 신이 인류를 심판하는 것이라고 '흑색선전'을 하는가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근거도 없는 유튜브 정보에 현혹돼서 불안에 떨고 있다.

코비19에서 연상된 페스트는 드디어 알베르 까뮈의 소설 '페스트'에 이른다.

옛날에 읽었던 페스트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나는 다시 자료를 검색하기 시작한다.

-1940년대 알제리의 해안도시 '오랑'에서 페스트가 창궐한다. 오랑의 사람들은 외부와 격리되어 고립된다.-

(요즘 가택연금 상태와 비슷하다.)

-신부 파늘루는 '페스트는 죄악에 대한 하늘의 징벌'이라고 설파하고 다닌다.-

(앞에 언급한 일부 종교지도자들의 선동과 비슷하다.)

-죽음과 질병에 대한 공포가 한계치를 넘어가자 각성된 인간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다.-

-죽음의 공포에 무너지기 보다는 어차피 죽는다면 페스트에 당당히 맞서 보기라도 하자는 하나의 결의가 형성된다.-

코비19이 옛날 창궐했던 흑사병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의 의술은 때의 수준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까뮈는 마지막 여운을 남긴다

-페스트가 사라졌다는 환호를 들으며 그러한 기쁨이 항상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왜냐하면 페스트 균은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끈질기게 살아남아 언젠가 행복한 인간에게 죽음의 공포를 심어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코비19을 페스트 균에 대입한다면 까뮈의 결론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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